[걷고의 걷기 일기 0129]

‘두루누비’와 함께 걷는 ‘마포 난지 생명길’

by 걷고

날짜와 거리: 20201122 - 20201123 12km

누적거리: 2,585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한국 관광 공사에서 주최하는 ‘대국민 걷기 여행 캠페인’ 유튜브 방송 작가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방송 전 대본을 어느 정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전문 작가답게 편안하게 질문하며 얘깃거리를 끌어냈다. 약속 시간 전 나도 무슨 얘기를 할지 간단하게 메모를 했다. 작가의 질문과 준비한 메모의 내용이 많이 일치해서 편안하게 답변을 할 수 있었다. 모든 내용이 내가 걸었던 얘기와 앞으로 걷기를 통한 나눔에 관한 얘기였기에 평상시 생각을 편안하게 전할 수 있었다.

자신을 소개하라는 작가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이제 나의 본업은 무엇인가? 요즘 흔히 얘기하는 본캐와 부캐는 무엇일까? 굳이 얘기한다면 상담심리사가 본캐가 될 수 있다. 부캐를 굳이 얘기한다면 걷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전 세계를 누비고 걷는 걷기의 달인도 아니고, 작가 수준의 글을 쓰는 전문 작가도 아니다.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작가의 질문에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 얘기가 ‘걷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상담심리사’였다. 본캐와 부캐를 떠나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표현이다. 캠페인 담당자가 내게 보낸 이메일에는 나를 ‘걷기 여행 작가’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 역시 아주 좋지만, 작가라는 단어에서 조금 걸린다. 책을 두 권 발간했지만, 스스로 작가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인터뷰 끝날 즈음 작가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걷기 여행 캠페인의 걷기 여행길 안내 앱인 ‘두루누비’를 활용해서 걸어 본 후에 경험담과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걷기 여행 작가로 지금 진행 중인 걷기 여행 캠페인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두루누비’ 앱을 사용한 경험을 얘기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오늘 홍대 입구에 잠시 들릴 일이 있어서 합정역에서 내려 걸어가서 업무를 본 후에 다시 합정역까지 걸어왔다. 그 앱에 나온 코스 중 합정역에서 출발해서 마포역까지 걷는 ‘마포 난지 생명길 2 코스’가 있다. 앱을 열고 그 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마포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약 9km 정도 거리를 자주 걸었다. 아마 족히 50번 이상은 걸었을 것이다. 또는 합정역에서 응암역까지 걷거나, 마포역에서 옥수역까지 한강변을 따라 자주 걸었다. 합정역에서 시작할 때에는 7번 출구에서 출발해서 절두산 순교 성지를 지나 한강변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앱은 8번 출구에서 시작해 강변북로 길을 따라 걷다가 망원 정지에서 한강변으로 들어오는 길이다. 이 길로 한강에 접근한 적은 없어서 새롭고 좋았다. 또한 한강변에서 마포역으로 나가는 길도 내가 걸었던 길과 앱이 안내하는 길이 달랐다. 늘 다니던 길은 마포 나들목에서 토끼굴을 지나 마포역으로 가는 길인데, 앱이 안내해 준 길은 그 이전에 계단으로 진입해서 마포 주차장 좌측을 끼고 대로변으로 나오는 길이다. 덕분에 새로운 길을 알게 되어 좋았다.

앱을 열고 걸으면 중간에 필수 경유지가 나온다. 이 지역을 통과하면 표식이 붉은색으로 변하면서 ‘경유’라고 기록된다. 이 코스에 필수 경유지가 다섯 군데 있다. 굳이 앱을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그 길을 통과하면 자동적으로 기록이 된다. ‘서울 둘레길’ 앱도 같은 형식이다. 스탬프 위치를 지나면 저절로 앱에 도장이 찍힌다. 하지만 나는 서울 둘레길을 걸을 때 앱을 거의 열지 않고 표식을 따라 걸으며 스탬프북에 도장을 찍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앱에 표시가 되어 사진을 찍었는데, 모두 사라졌다. 오늘 찍은 약 10 장의 사진이 앱이나 핸드폰 사진 앨범에도 저장되지 않았다. 아마 내 실수가 있었을 것이다. 동영상은 앱 상에 나오지 않아 핸드폰으로 찍었고, 다행히 그 동영상 두 개는 남아있다. 다음에는 마포 난지 생명길 1코스 12km를 걸어보려고 한다. 다시 한번 사진을 찍어서 확인해 볼 생각이다.

앱을 열고 걸으면 길을 놓칠 염려는 없다. 다만 길을 모르는 외지 사람의 경우에는 늘 앱을 들여다보며 걸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안내 표식이 없어서 그렇다. 서울 둘레길은 굳이 앱을 열지 않아도 리본이나 화살표를 따라가도 길을 놓칠 염려가 별로 없다. 주변 풍경을 보기보다 앱을 보며 걸어야 하는 것을 보완할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과 단절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이 활성화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정신적인 시련은 걷기라는 육체적 시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굳게 믿는다. 힘들어하는 많은 분들이 이 말을 믿고 문 밖으로 나와 걸으면 좋겠다. 비록 걷는다는 것이 당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걸으며 몸이 활력을 찾게 되고, 몸의 활력은 마음의 활력과 연결되어 있다. 관광공사의 이 캠페인이 많이 활성화되어 심신이 지친 분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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