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휴식
날짜와 거리: 20201124 3km
누적거리: 2,588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아내는 처갓집에 가서 자고 내일 온다. 지난번에 처갓집 근처 치과에서 치료받은 후 장모님 댁에서 잤는데, 장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시고 심지어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아내는 앞으로 주 1회는 장모님 댁에서 잠을 자고 오겠다고 한다. 아내는 장인어른 돌아가신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주 일요일에 장모님 댁을 들렸다. 나도 같이 가거나 혼자 갈 때도 있다. 늘 혼자 계시는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좋은 결정을 내린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장모님은 참 너그럽고 강한 분이다. 자식들 힘들게 하지 않으시려고 혼자 무던히 애쓰시며 살고 계신다. 가톨릭 신자로 성경 필사를 두 번 하셨다. 노인회 회장을 맡으시며 스스로 바쁘게 지내신다. 요즘 혼자 계실 때에는 비즈 그림을 만드시며 시간을 보내신다. 일요일에는 불편한 몸을 움직이시며 음식을 미리 장만해 놓으시고, 싸서 들고 갈 수 있도록 넉넉한 양을 준비하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끔 병원 모시고 가는 일이나 좋아하시는 꽃구경시켜드리는 일 정도 밖에는 없다. 처남과 아내는 장모님께 잘하고 있고, 장모님도 많이 베푸시고 사신다. 그런 모습이 아름답다. 언젠가는 우리가 모시고 살겠지만, 아직은 당신 활동 영역에서 지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젯밤부터 미세한 코감기 증상이 있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조금 심해졌고 몸에 미열이 있다. 내일 수요 낮 걷기와 저녁 걷기 안내를 맡았기에 신경이 쓰인다. 몸 상태를 살피며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었다. 최근에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아무래도 취소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원래 다른 분과 같이 낮 걷기를 진행하기로 되어있어서 그분께 낮 걷기를 부탁드렸고, 저녁 걷기는 취소했다. 오늘 저녁 선후배와 약속이 있는데 양해를 구하고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느낌이 든다. 이번 주말에 서울 둘레길 안내가 있는데, 그때까지 감기 증상이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아내가 없는 집안에서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나는 몸을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 소파에 히터를 틀은 후 누워서 음악을 들었다. 한가한 시간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쉬는 시간을 가졌다. 편안하고 평화스럽다. 잠시 누워서 몸 상태를 살폈다. 코감기 기운을 코 주위에서 느낄 수 있었다. 목 뒤에서 척추까지 한기가 느껴진다. 발과 손에 열감이 느껴지는데 그다지 기분 나쁜 열감은 아니다. 무릎이 조금 쑤신다. 머리에 열은 없고 두통도 없다. 잠시 잠을 자려고 했는데, 왠지 잠을 자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에 음악을 들으며 취소 공지에 따른 댓 글에 답을 달며 시간을 보냈다. 아내가 미리 준비해 놓은 점심 식사를 한 후에 상담 센터에 가서 상담을 한 후에 귀가했다.
왜 몸살감기가 왔을까? 어제 일을 되돌려 보았다. 아침에 한 시간 정도 명상을 한 후에 작가와 전화 인터뷰를 한 시간 정도 했다. 이어서 아내와 두 시간 정도 천정 페인트를 칠했다. 칠하면서 조금 힘이 들어서 반 정도 칠한 후 마무리했다. 목을 뒤로 젖히며 천정에 페인트 칠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속도도 나지 않았다.
점심 식사 후 홍대 근처에 업무를 본 후 합정역에서 ‘두루누비’ 앱과 함께 마포역까지 걸었다. 날씨에 비해 옷을 조금 가볍게 입어서 걸으며 약간의 추위를 느꼈다. 왼쪽 무릎에 작은 통증이 느껴져서 걷는데 조금 불편했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 식사 후 TV 좀 보고, 아내 블로그 만드는 일도 도와준 후 11시 이전에 잠에 들었다. 일정을 살펴보니 평상시와 다르게 특별히 무리한 일은 없었는데 왜 감기가 왔을까? 페인트 작업이 주원인인 것 같다. 평상시에 하지 않던 몸을 쓰는 작업을 두 시간 정도 한 것이 몸에 무리가 왔고, 그로 인해 몸이 쉬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가면서 평상시와 다르게 몸과 마음을 쓰면 어딘가에서 신호를 보내온다. 이 신호를 잘 알아차리면서 심신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말까지 할 일들이 제법 많이 남아있다. 지금 진행 중인 상담은 12월 17일에 종결이 된다. 인하 공전 평생대학원 강의, 노원 50 플러스 온라인 강의 4회 촬영, 한국 관광공사 대국민 걷기 캠페인 유튜브 촬영, 해남 미황사 달마고도길 걷기, 서울 둘레길과 수요 걷기 길 안내, 사위와 울릉도 여행, 지인 연말 모임 등이 지금까지 계획된 일정들이다. 이 외에 다른 약속을 잡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찾아온 감기는 한 해 마무리를 잘하라는 뜻에서 사전 주의를 주기 위해 찾아온 고마운 손님이다. 감기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코로나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모든 분들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건강을 잘 지켜나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