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135]

도전과 꾸준함

by 걷고

날짜와 거리: 20201203 - 20201204 9km

누적거리: 2,650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오늘로 노원 50 플러스 센터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 촬영을 모두 마쳤다. 첫 4회 강연은 ‘산티아고와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인생 2막의 재구성에 관한 얘기를 했다. 마음을 설레게 만들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주된 강의 내용이다. 앞으로 평생 할 일이기에 그 일 자체가 놀 거리가 되고, 취미 거리가 되고, 할 일이 되고, 하면서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 이 일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지금껏 해야만 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살아오느라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겨를 조차 없이 지내왔기에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0년이 걸려도 좋으니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일을 찾으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두 번째 4회 강의는 실질적인 삶의 방편으로 ‘건강한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얘기했다. 이 강의의 키워드는 ‘깨어있기’다. 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몸을 관리하고, 대화 시 깨어있는 상태로 대화를 하면 깨어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늘 자신의 마음을 관찰할 수 있는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해야만 과거에 축적된 무의식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몸 관리하는 방법으로 ‘걷기’를 추천했고, 깨어있는 마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명상’을 안내했고,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를 어루만지기 위해 상담을 추천하며 무료 상담센터를 안내했다. 총 8번의 강의가 인생 2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돌이켜보니 인생 2막을 준비하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무엇을 하며 평생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대학원에 입학해서 상담을 공부했고, 상담심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꾸준한 걷기를 통해서 ‘걷고의 걷기 학교’를 준비 중에 있고, 명상을 꾸준히 수행하면서 깨어있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준비 과정 덕분에 인생 2막을 나름대로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 이번에 강의했던 8회 강의는 대부분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을 정리해서 전달하려고 했다. 10년의 세월 동안 많은 고민을 했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운 것을 토대로 준비했다. 지금 인생 2막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나처럼 힘든 과정을 겪지 않고 자신들만의 인생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온라인 강의 8회 촬영이 끝나니 이제 온라인 강의에 대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어느 정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카메라만 보고 강의를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기도 했고, 표정도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강의안을 PPT로 준비해서 그 내용을 모두 전달하려고 무리하게 서둘러 강의를 하면서 배운 것도 있다. 굳이 준비한 것을 모두 얘기하는 것보다는 중요한 부분을 좀 더 강조하면서 여유롭게 강의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8회의 온라인 강의 촬영은 내게 아주 좋은 기회였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되었다. 도전과 꾸준함이다. 예전에 내게 온라인 강의 제안이 들어왔다면 고사했을 것이다. 자신도 없고 콘텐츠를 만들어 강의하는 것이 익숙하지도 않고 쑥스러워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어진 기회는 무조건 받아들여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 그 기회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도전을 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잠재력을 이해하게 된다. 강의를 하면서 내가 강의하는 것을 은근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과거의 자신 속에 묻혀 살아갈 수밖에 없다. 발전이 없고 변화가 없는 고인 물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거나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버릴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나름대로 준비는 열심히 하되 너무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망칠 가능성이 높다. 그냥 준비한 만큼만 성심껏 설명하면 된다. 평가는 상대방이 결정하는 것이니, 만약 강의 성과가 좋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부르지 않을 것이다. 꼭 다시 불려야만 된다는,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편안하게 강의를 할 수 있다. 도전은 내게 앞으로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다. 그래서 주어진 기회는 무조건 받아들이고,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노력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결과와 평가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또 하나는 꾸준함이다. 언젠가부터 무슨 일을 시작하면 꾸준하게 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더욱 신중하게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 결과로 최근에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한국 관공공사 유튜브 채널인 ‘한국관광공사 TV’에 걷기 여행 작가로 선정되어 이번 주 일요일에 촬영하기로 되어있다. 그간 걸으며 느낌을 정리한 글과 사진을 꾸준히 SNS에 올렸는데, 그 자료 덕분에 내게 연락이 온 것이다. 걷기 여행 작가라는 신분으로 참가해서 걷기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아마 나보다 훨씬 많이 걷고, 사진 자료도 많고, 많은 곳을 다녀온 분들이 무척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선정된 이유는 아마도 꾸준히 글과 사진으로 정리해 올렸던 자료 덕분이다. 꾸준히 했던 일이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어쩌면 이번 출연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노원 50 플러스 센터에서도 내년에 2시간 강의 16회를 준비하라는 교육 담당자의 의뢰를 받았다.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하겠다고 말을 뱉었고, 지금부터 강의를 고민하고 있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이제 그 윤곽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교안을 만들면 된다. 상반기에 16회 강의를 한 후에, 하반기에 다시 그 강의를 한번 더 하자는 일 년 강의 계획을 의뢰받은 것이다. 이 역시 좋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도전을 받아들이고, 꾸준한 노력을 하면서 나는 늘 변화하고 있다. 변화는 나를 활기차게 만들어 주고 존재의 가치를 높여준다. 인생 2막에 가장 중요한 태도가 바로 ‘도전과 꾸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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