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태도
날짜와 거리: 20220214 - 202202017 30km
코스: 일상 속 걷기
평균 속도: 4km
누적거리: 6.133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오랜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꽉 채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약속 장소인 홍대입구 역으로 나갔다. 경의선 숲길이 들어서면서 최근에 핫한 거리가 된 지역이다. 역 좌우에 수많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이 길이 조성되면서 예전의 상인들은 인상된 임대료가 부담이 되어 떠났고, 새로운 주인들이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다. 가게들도 대부분 젊은 세대들에게 맞는 분위기다. 막상 점심 식사를 하려 하니 마땅히 들어갈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평범한 백반 한 그릇 먹을 곳이 없다. 두 친구들을 역 앞에서 만나 주변을 돌아다니며 식당 한 곳을 발견했다. 만둣국 전문점이다.
입구에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습관적으로 메뉴판을 찾는데 보이지 않고, 다른 손님이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주인은 한 명으로 주방에서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다. 좁은 식당이지만 나름 재미있게 꾸며 놓았다. 옛날 교자상을 긴 다리 위에 올려놓은 재미있는 테이블로 과거의 추억도 소환시켜준다. 젊은 주인은 음식을 준비한 후 정성스럽게 상 위에 올려놓는다. 손님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고 정성이 담뿍 담겨있다. 친구들은 만두도 맛있다고 한다. 나는 내 입맛을 못 믿는다, 아니 정확한 표현은 맛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친구들의 맛 평을 존중하며 듣는다. 음식 배달하는 사람이 드나들며 주문한 음식을 받아서 배달한다. 종업원이 없는 식당에 주인 혼자 배달 음식 준비하랴, 매장 내 손님 음식 준비하랴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름답다. 가게의 발전과 사장의 성공을 기원한다.
식사 후 근처 커피숍에 들렸다. 우연히 들린 커피숍이다.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고 매장 내에 흐르는 음악도 마음에 든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음악이 카페 분위기와 잘 맞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한쪽 구석에는 와인도 비치되어 있다. 이층으로 된 이 커피숍은 클래식한 우드 톤의 바닥과 계단, 그리고 샹들리에 느낌의 조명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조금 후에 어린아이가 뛰어 들어오고 뒤이어 여성분이 올라온다. 주인의 아내와 아이다. 주인은 아이를 안고 좋아하고, 아이도 아빠에게 안기며 기뻐한다. 주인은 아이와 함께 카페 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가고 아내가 카페를 지키고 있다. 부부와 아이의 행복한 모습이 아름답다. 가끔 이곳에 와서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집에서 이 카페까지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이곳을 나만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얼마나 자주 올진 모르겠지만, 가끔 혼자 들리고 싶은 곳이다.
토즈에 친구들이 모여서 주식 강의를 듣는 날이다. 증권사에서 출발해서 자산 운용을 직접 했던 전문가가 재능기부를 하고, 우리는 좋은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다. 6인실에 모여 두 시간 정도 강의를 들었다. 지금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아직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모든 사람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면 좋을 것 같다. 지난 200년 간 주식, 채권, 달라의 수익률을 표시한 표를 보니 주식의 평균 수익률은 6.6%로 다른 두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매우 높다. 젊을 때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 연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양적 투자와 질적 투자의 장단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었고, 성장 가치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찾는 방법으로 회계원리 공부와 경제신문 구독을 추천하며 꾸준한 공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한다. 강의에 감사를 표한다.
강의 마친 후 경의선 숲길을 따라 걷다가 홍제천으로 진입해서 마포구청 역 부근의 족발 집에서 간단한 뒤풀이를 했다. 걷기 동호회 회원들과 두어 번 갔던 곳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은데, 둘의 사이에 뭔가 불편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40대로 보이는 부부는 같이 일하며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약간 언성을 높이며 언쟁을 하고 있다. 부부로 살며 또 같이 일하면 서로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연민의 마음과 고마움, 미안함이 많을 텐데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울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굳이 다툴 일도 아닌데 괜히 다퉜다는 후회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니 그런 예상을 할 수 있다. 부디 그 부부가 화해하고 늘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일하길 바란다. 그 가게의 성장과 발전을 기원한다.
족발 집 바로 옆 커피숍에 들려서 차를 한잔 마시며 얘기를 이어갔다. 오랜만에 마음공부 얘기도 하고 서로 살아온 얘기도 하며 마음속 얘기를 꺼내놓는다. 소중한 시간이다. 커피숍 벽면에는 수많은 액자들이 걸려있다. 커피 공부를 했던 자격증과 사진들이다. 너무 많이 걸려있으니 보기가 싫어진다. 커피 대신에 차를 주문해서 무슨 차냐고 물었더니 20여 가지를 섞어서 만든 차라고 한다. 질문에 대한 주인의 답변을 들으니 벽면에 붙어있는 액자들의 가치가 갑자기 무의미해졌다. 커피를 다 마신 후 주인의 편의를 위해 커피 잔을 가져다주려고 들고일어나니 “비싼 커피 잔이라 깨질 수 있으니 테이블에 그냥 두세요.”라고 말한다. 손님의 마음을 읽는 것이 아니고 커피 잔의 소중함만 생각하는 주인의 마음이 안쓰럽다. 그 정도로 비싼 커피 잔이면 박물관이나 금고에 보관하면 될 것 같은데. 커피 맛보다 커피 잔에 더 비중을 두는 사람이 과연 커피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일까라는 의구심도 든다.
두 곳의 커피숍을 들려서 차를 마시며 한 곳은 아지트로 삼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들고, 한 곳은 앞으로 다시는 가지 않고 싶은 곳이 되었다. 이 또한 편견이지만, 개인적인 취향도 존중하며 살고 싶다. 오늘 신문을 읽다가 좋은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 자신을 살피는데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글이다. 어제 갔던 커피숍 생각이 나서 이 칼럼이 특히 눈에 들어온 것 같다.
“인생이란 능력과 태도의 함수이다. 중요한 건 이게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란 사실이다.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태도가 나쁘면 빵점이다. 국내 대기업 면접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또한 인성(人性)이다. 영어로 태도(attitude)와 소질(aptitude)은 비록 한 글자 차이지만 이 둘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사람의 능력은 교육을 통해 향상할 수 있지만, 태도는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격은 얼굴에서, 감정은 음성에서, 그리고 본심은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한다. 특히 실패 후의 태도는 그다음을 결정하는 거름이 된다. ‘태도는 큰 차이를 만드는 작은 것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이동규의 두 줄 칼럼, 조선일보 2022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