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초보이자 금융 문맹이 ‘지공 거사의 금융 문맹 탈출기’라는 책을 쓰게 된 사실이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다. 이 책은 금융 문맹이 약 1년 반에 걸쳐 주식 공부와 투자를 하면서 배웠던 내용과 경험을 정리한 책이다. 예전에는 주식이 무엇인지, 채권이 무엇인지, ETF가 무엇인지,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는 금융 문맹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금융 문맹을 탈출했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재테크는 감이 잡히지도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 예전에는 전혀 관심 없었던 경제나 재테크 관련 정보나 기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마치 가뭄에 힘겨워하는 농부가 가느다란 물줄기 하나를 찾기 위해 헤매고 애쓰듯, 지공 거사가 재테크를 하며 노년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애쓴 흔적들을 정리한 글이다. 이 책에 나온 글들은 모두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절대로 책의 내용을 믿고 투자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글에 나오는 책들은 금융 초보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전문가가 쓴 책을 읽고, 스스로 사고하고 노력하며 건전하고 즐거운 투자 생활을 즐기길 바랄 뿐이다.
그간 재테크 공부를 하면서 써 놓은 글들을 모아 다시 정리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의 경험과 생각을 두서없이 쓴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 글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지금보다도 조금 더 재테크에 대해서 모르고 쓴 글이기에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어서 수정과 보완을 하기도 했다. 과거에 써 놓았던 글을 읽으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도 있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소액의 투자자로서 너무 많은 지식과 정보, 기법, 분석 방법 등을 활용해서 투자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머리만 복잡해질 뿐이다.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 전략 두, 세 가지를 선정해서 꾸준히 장기투자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어떤 방식의 투자 전략이 자신에게 맞는지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투자 전략 두, 세 가지 정도만 알면 된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책, 신문, 미디어, SNS 등을 통해 재테크 공부를 꾸준히 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면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많이 아는 것보다, 알고 있는 것을 꾸준히 실천에 옮기는 작업이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작업이 될 수도 있다. 투자도 삶처럼 자신과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간 공부했던 내용 중 몇 가지 중요한 요점을 정리해 본다. 모든 전문가들이 말하는 투자 방법과 전략에 공통점들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단타 매매를 피하고 장기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타 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린 사람은 전체 투자자의 0.1%도 채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장기투자를 권하고 있다.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단 한주를 매수하더라도 기업을 매수한다는 마음으로 매수하라고 한다. 이 지점이 투자와 투기가 결정되는 지점이다.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기업의 재무 상태는 어떻고, 앞으로 예상되는 성장 가능성은 어떤지 등 기업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종목 선정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고 한두 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 주식 시장을 포함한 재테크 시장에는 수많은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전문가라고 사칭하는 사람들도 많다. 미디어에서도 경제 흐름에 따른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 방향을 선도하기도 한다. 스스로 전략을 수립해서 종목 선정을 하지 않는 한 사소한 변화와 소문에 쉽게 마음이 동요되어 좋은 기회를 놓쳐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돈을 버는 일은 더욱 그렇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돌아온다. 재테크 시장도 같다.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는 한 좋은 결실을 맺기는 어렵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책의 내용이나 참고 서적 중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책을 읽거나 유튜브, 미디어 등을 통해서도 공부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있어야 많은 정보 중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한 수많은 유용한 정보는 모두 무의미할 뿐이다. 관심을 갖고 있으면 자신이 찾는 것이 보이고 찾을 수 있게 된다. 정보는 숨어 있는 것이 아니고, 늘 주변에 있는데 관심이 없어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음악이 흐르는데 다른 생각에 골몰하면 음악이 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장기투자를 하고, 종목 선정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투자 전략에 따라 결정하고, 꾸준히 공부하며 분산 투자하는 것이 모든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현명한 투자 방법이다. 1년 반 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자를 하며 전략을 수정하기도 했다. 지금은 세 가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한 가지는 시가총액 10위 기업에 투자 후 매년 리밸런싱 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전략은 NCAV(순유동자산, Net Current Asset Value) 전략으로 “유동자산 – 총부채> 시가총액*1.5 (또는 시가총액)”인 종목을 찾아서 매수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미국, 유럽, 베트남 상장 ETF를 매수하는 방법이다. 1년 반의 짧은 기간 동안에 여러 전략을 활용하며 투자를 해왔고, 지금은 위의 세 가지 전략으로 투자하고 있다.
주식을 처음 매수한 시점이 2021년 6월 경으로 그 당시 코스피 지수는 3,200 정도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22년 9월 코스피 지수는 2,400을 밑돌고 있다. 25% 이상 하락된 수치다. 최근에 그간 투자했던 종목들을 투자 전략에 맞춰 검토해 보았다. NCAV 전략으로 매수한 13 종목 중 12 종목은 모두 투자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고, 최근에 매수한 단 한 종목만 NCAV보다 시가총액이 많다. 하지만, 기업 정보와 재무 자료를 검토해보니 안전할 것 같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네 개국의 상장 ETF는 계속 보유할 생각이고, 시가총액 10위 기업은 내년 4월 순위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다. 오늘 투자 상황을 살펴보니 투자 금액 대비 10%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전략에 따라 종목을 선정했기에 여유롭게 주식 시장에 머물고 있다. 시험에 포기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한다. 합격될 때까지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합격된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투자에서 포기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자신이 정한 전략에 따라 투자하고 기다리면 된다. 일시적인 손실이 발생해도 결과적으로 이익이 발생할 것이다.
오늘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서다 리어카를 힘들게 끌고 가시는 한 노인을 보게 되었다. 그분의 모습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 한평생 열심히 살아온 분의 노후가 편해 보이지 않아서이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일정 부분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들이 금융 문맹에서 탈출한 후 금융 자립을 넘어서 금융 독립을 이루며 행복한 삶을 누리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재테크를 해보지 않았던 분들이나, 또는 나처럼 금융문맹들도 용기를 내어 건전한 투자를 하며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 모두 두 손 들고 외쳐보자. 금융 독립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