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 (Powerful Tools for Care-givers) 1주 차
‘간병인을 위한 강력한 도구들’이라는 간병인들의 심신 건강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이 6주간 실시된다. 지인의 추천으로 그 강의에 참석을 하였다. 약 20여 명 정도의 참석자들 이각자 돌아가며 간단하게 별칭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눴다. 곧이어 각자가 경험했거나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간병에 대한 자신의 얘기를 하였다. 대부분 부모님들의 뇌 질환이나 치매, 가족 분들의 노환이나 암 등으로 인해 잘 견디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는 분들이 한 분도 안 계셨다는 것이다. 아마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신 분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간병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신 분들은 시간적인 여유나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참석을 하실 수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100세 시대’가 우리 모두에게 안겨주는 희망과 어려움이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만, 동시에 간병이라는 삶의 과정 하나를 우리 모두에게 짊어지게 만들었다.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사회 복지 시설의 발전으로 인해 care-center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분들은 다소 고급스러운 senior center 에 입주하여 노후를 보내실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인 분들은 그런 여유를 누릴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간병인들이 건강하게 지내야 건강한 간병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점이 환자에게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고 간병인에게 맞춰져 있다. 비디오 강의 자료를 통해서 간병인이 환자보다 먼저 죽게 되는 경우, 그 몫을 다른 누군가는 도맡아야 된다는 부담이 있다. 그로 인해 간병인 가족 구성원 모든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이 붕괴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어제 교육의 마지막 시간은 간병인으로서, 또는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관기를 위한 실행 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각자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 발표하고, 1주간 그 실행 계획의 여부를 다음 주에 발표하게 되어 있다. 부담되는 과제가 아니고 자신의 일상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과제이다. 참석자들 의약 40% 는 걷기를 하겠다고 하셨고, 예쁜 잔에 차 마시기와 멍 때리기, 좋아하는 취미 생활 즐기기 등을 말씀하셨다. 일상 속에서 하루에 단 5분만이라도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 시간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고, 그 여유는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게는 명상과 걷기가 삶의 균형과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매일 아침 한 시간 정도의 명상을 통해서 경계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마음 근육을 키우고 있고, 걷기를 통해서 심신의 활력을 충전하고 있다. 실은 어제 첫 교육에 참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잠깐 했었다. 지난주에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좀 더 수면을 취한 후에 오후에 두세 시간 정도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인의 추천이기에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참석을 하였고, 교육 이후에 홀로 두세 시간 정도 걸으며 충전을 하려 마음 먹 고아 예 등산복 차림으로 교육에 참석을 하였다.
교육에서 만난 분들의 모습을 보며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나름대로 각자의 역할을 잘 지내고 있는 분들을 보며 힘든 생각이 저절로 사라졌다. 교육 시간도 내내 활기차고 적극적으로 참석을 하시는 분들로 인해 즐거운 놀이 시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교육에 참석한 것은 아주 잘 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을 마친 후에 독립문 역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한 후에 안산 자락길과 불광천, 월드컵공원을 세 시간에 걸쳐 걸은 후에 귀가를 하였다. 내일 해외 출장을 가는 사위가 집에 와있고,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는 딸과, 최근에 태어난 손녀, 아내, 모든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였다. 이런 시간이 내게는 아주 멋진 힐링의 시간이다.
다음 주에도 일정이 많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힐링의 시간을 통해서 심리적인 충전을 얻을 수 있기에 다음 주도 무난히 지낼 것이다. 아내는 매주 일요일 처가에 들려 장모님을 뵙고 온다. 오늘은 나도 같이 가기로 했다. 처남 식구들이 오늘은 처가에 오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아내와 함께 같이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을 하였다. 이것이 어제 받은 교육의 효과일까? 좋은 일이다.
참석자 모든 분들이 교육을 잘 마쳐서 간병인으로 뿐 아니라 일반인으로 삶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 조금 더 여유 있고 활력 있는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낙원을 만들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낙원을 만들고, 찾아내어 불확실하고 불안한 삶 속에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