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 2주 차

by 걷고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 수업시간이다. 지난주에 주어진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았다. 계획대로 잘 이행하신 분들도 있었고 개인적인 상황으로 인해 계획을 수정하시거나 다른 일로 대체하신 분들도 계셨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자신의 수행 계획을 타인들 앞에서 공언한 만큼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을 하셨다는 것이다. 자신이 혼자 마음속으로 세웠던 계획은 얼마든지 취소할 수가 있지만, 타인들과의 약속이 아닌 강제성이 없는 공언은 오히려 가벼운 압박으로 다가와 실행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한 주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바쁜 한주였다. 새벽 4시 반에 기상하여 하루 일과를 마치면 밤 10시가 되어 쉴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따라서 공언한 걷기를 이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교육 마친 당일 오후에 걷고, 평일에 조금 일찍 끝난 날 걸으며 겨우 약속을 이행하기는 하였다.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 과제의 본질인 자신의 내부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계획에 얽매이게 되는 경우나, 또는 그 계획이 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오히려 그 과제를 중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과제가 오히려 자신을 힘들게 한다면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 된다.


이번 주의 주제는 ‘스트레스 파악 및 대처하기’. 대부분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면 그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 방법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다. 늪에서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지듯이, 그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스트레스 경보 사인을 지니고 있다. 그 경보를 미리 알아차리면 일단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알 아차리 면대처 방법을 찾게 되어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경보 사인을 무시하거나, 스트레스 자체가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벗어나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늪 속에 빠져있는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힘들어서 발버둥 치다가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경고 사인을 알아차린 후에 스스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고 그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 상황과 싸우는 것이 아니고, 다른 대처 방안을 찾아서 스트레스 상황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의 사고나 행동은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고, 그 패턴은 반복으로 인해 강화되어 변화시킬 수 없는 굴레가 되어간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삶의 방식, 사고의 방식, 행동의 방식은 연습을 통해서만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그 연습이 반복을 통해 강화가 되어 다른 패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스트레스 상황이 오면 얼굴에 열기가 느껴진다. 또한 눈에 안압이 높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상황이 오면 발 밑에 의식을 집중하며 걷는다. 내게는 걷기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방법이며 동시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가끔은 친구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술 한잔 기울이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또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언행을 보며 ‘그럴 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연습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대부분 사람들과의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여전히 불편한 감정은 남아있지만, 그 감정이 나를 괴롭히지는 않는다. 이런 연습의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이 편안해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굳이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려는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다. 굳이 안 봐도 되는 사람을 힘들어하면서 만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 상황, 생활의 단순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 수업 시간을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지난 세월 많은 힘든 시간을 겪으며 지내왔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많은 성장을 하였고, 내가 찾은 방법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든 과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에 빠지기도 하였고, 사찰을 찾아 헤매기도 하였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살기도 하였고, 사회와 권위자들에게 온갖 한(恨)을 쏟아내기도 하였다. 과거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였다. 결국 삶은 내게 주어진 상황과 싸우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내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스트레스가 없을 수가 없다.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도 삶을 고해(苦海)라고 말씀하셨다. 고통의 바다가 삶이라는 것은 삶 자체가 고통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통해서 그 고통이 행복의 초석이 될 수가 있다. 번뇌가 깨달음의 바탕이 되듯이.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상황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같은 삶 속에서 ‘행복한 삶’을살거나 ‘불행한 삶’을 살 수 있다. 그 선택권은 우리 각자 자신에게 있다.


우리 각자는 자신 나름대로 스트레스 해소법을 한 두 가지 정도 익힐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을 통해서 마음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게 되면, 그 공간이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일종의 삶의 마중물 같은 것이 된다. 마중물이 있어야 펌프질을 하여 물을 끌어올릴 수가 있다. 그 방법이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다. 아주 쉬운 것부터 할 수 있다. 조용한 커피숍에서 찬 한 잔 마시기, 친구들과 수다 떨기, 산책하기, 음악 듣기, 영화보기, 요리하기, 아이쇼핑, 멍 때리기 등. 모든 분들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마중물을 만들어내어 활력 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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