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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 Sep 28. 2020

운동은 싫어요!!

어쩌다 나는 초고도비만이 되었나.

살이 본격적으로 찌기 시작한 건 2019년 2월이었다. 1월에 스페인 여행을 떠난 나는 혼자 간 여행임에도 걱정과 달리 너무 잘 먹고 다녔고 하몽 샌드위치는 식사와 상관없이 매일 한 번은 먹어줘야 하는 메뉴였다. 덤으로 유제품을 사랑하는 나는 저렴한 치즈와 요거트를 정말 열심히 먹었다. 천국이었다.

문제는 한국에 돌아와서 시작됐다.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모두가 잠든 시간에 냉장고를 뒤적거렸고, 그렇게 터져버린 입은 멈출 줄 모르고 음식을 넣었다. 이 시기에 먹는 양도 늘었고, 먹는 음식의 종류도 가리지 않고 먹었기 때문에 살은 쉽게 쪘다. 2월 새로 전입한 학교에 인사를 갈 때 나는 이미 70kg이었다.


먹는 게 느니 살이 찌는 것도 당연하지만 내 체중 증가에 결정적인 요인은 운동을 그만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1년 반 정도 PT를 받았고 1년 정도는 요가를 다녔다. 이렇게 꾸준하게 해오던 운동을 멈췄더니 몸이 신나게 퍼지기 시작했다. 당시에 다른 지역으로 전입을 준비하던 중이라 운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 정상체중일 때도 잘 먹기로 유명했던 나는 고삐 풀린 듯 살이 찌기 시작했다.

새로 옮긴 지역에서 운동을 할 생각은 없었다. 나는 많이 지쳐있었고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운동에 전념할 마음에 여유가 없었지만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급하게 헬스장을 등록하고 PT를 받았다.  원래 체중만큼 줄이진 못했어도 약 4kg 정도 감량을 한 후 겨우 구한 88 사이즈의 원피스에 몸을 맞춰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목표가 사라지고 나니 운동에 대한 열의는 사그라졌다. 운동이 너무 끔찍하게 싫었다. 걷는 것도 싫고 움직이는 건 모두 싫었다. 학교에 겨우 출근했고, 늘 쌩얼이었다. 만사 모든 일이 무기력했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2019년을 보냈고 12월 나는 90kg을 넘겼다.  


몸이 무거워질수록 움직이는 건 더 귀찮고 힘든 일이 되었다. 나는 갑작스럽게 불어난 체중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몸에 얼마나 무리가 가는지, 고도비만이 되었을 때는 어떤 운동부터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저 늘 하던 대로 음식조절과 한 시간 정도의 홈트면 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문제였다. 한 시간 정도의 홈트. 엄청난 의지로만 할 수 있는 거고 난 그 의지를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운동 없이 살 빼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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