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대하여
오랜만에 전 직장 동기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기획 부서에 5년 정도 있다가,
영업 경험을 해보고자 지원한 친구로,
팀이동한 지는 1년쯤 되었다.
사업계획부터 시작해서 사업후단부까지.
빡세게 영업팀의 전 과정을 조금씩 경험해 본 듯했다.
“ㅁㅁ야, 요즘 어떻게 지내, 원하던 일이야?”
“아니 형, 재미없어. 기획 때가 더 좋아.”
그럴 거 같았다.
그 친구와 협업할 때 보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였었다.
채용 홍보 아이디어 짤 때도 기막힌 생각들(그러나 현실성 없지 않고 웃긴)을 얘기해 주곤 했고,
본인의 문제(영업팀으로의 이동 전략 등)를 해결할 때도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게
마치 삼국지의 제갈공명이나 사마의를 보는 것 같았다 (과장이 좀 섞였으려나? 아무튼 내 느낌엔 그 정도였음)
그 친구가 지금이라도 광고회사로 옮겼으면 하는 생각에 슬쩍 찔러봤다.
“지금이라도 광고 쪽 가보는 건 어때? 일할 때 즐거운 일을 해야지”
“아냐 그쪽 가긴 너무 늦었고 돈도 적고.. ~~₩&?₩,@!@)“”
갖은 이유들이 나온다. 아, 안 가겠구나. 안타깝다.
“그러는 형은 어때?”
“엉 나 지금 회사 다닐만한데, 스타트업이나 창업 쪽도 관심 갖고 있음”
“오 다른 거 하고 있어?”
“ㅇㅇ 브런치로 글도 쓰고..”
“안 그래도 내가 몇 개 읽어보니 수익화 느낌은 안 나던데, 아니면 당장 뭔가 창업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방향성만 일단 정했어. 글 쓰는 건 생각정리 하기에도 좋고 해서 일단 쌓아가면서 정해보려고…”
얘기는 했지만 흠칫했다.
5개월째 이어오고 있는 브런치 글쓰기는 뭘 위한 건가?
셀프브랜딩 측면도 없진 않고,
생각 정리를 할 수도 있고 등등의 사유로
잘 쌓아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누군가는 이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구나.
사실 그 친구가 그렇게 느낀다는 걸 떠나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얼버무린다는 건,
글 쓰는 행위 자체를 그냥 타성에 젖어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이 행위를 이어가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좀 더 주도면밀하게 목적달성을 위해 했어야 하는 거였나?
루틴 몇 개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안주하고 있진 않았나?
…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그리고 이 자체를 즐기고 있어서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그와의 대화를 통해 제 3자의 입장에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
모든 걸 누군가에게 증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던 게
최선이 아닐 수도 있구나 라고 자각할 수 있는 시선은 중요하겠지.
난 하기 싫은 일을 견디며 현실의 제반 조건 때문에 참아가며 살기는 싫었다.
어른으로 산다는 건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글쎄, 모르겠다. 정해진 건 없는 거니까.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철이 없나 스스로 생각이 들면서도..
내 인생이니까,
남이 정한 길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가야지.
음.. 다시 돌아와서,
브런치는
지금처럼 하나씩 쌓아가면서
뭔가 명확한 이유를 찾을 때까지
혹은 어디엔가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지금처럼 꾸준하게 이어가 보자.
connecting the do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