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보면 다 그렇게 보인다

불편했던 점심 한 끼가 남긴 것

by 인생이란

회사에서 연말, 연초에 몰아치는 일들을 쳐내다 보니

어느새 1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금요일 점심이다.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요즘은 매일 밥 먹던 편한 사람들과만 식사를 했다.


그러다 오랜만에,

한 번도 따로 식사해 본 적 없는 과장 한 명과

1:1 점심자리가 잡혔다.


평소의 나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피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애매한 사이의 사람과 단둘이 밥을 먹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불편한 감정이 먼저 올라왔다.

무슨 얘길 해야 하지.

그냥 혼자 밥 먹고 쉬고 싶은데.

괜히 자리를 잡았나, 그런 생각들.


그 감정을 꾹 누르고 자리에 나갔다.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도전적으로 커리어를 만들어온 사람이었다.

경영학, 경제학을 전공해 기획 커리어로 시작했고,

금융과 IT 쪽에 대한 관심으로

Product Owner 역할을 거쳐

지금은 우리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었다.


전공도, 직무도 몇 번이나 바꾸면서

스스로 방향을 만들어온 사람.

보통 3~4년 정도 회사를 다니고 옮겨온 사람답게,

시야도 넓었고 행동력도 있었다.

그런 배경 때문인지,

지금 회사에 대한 고민이나 커리어에 대한 생각에서도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멀리서 지켜볼 때와는 딴판이었다.

괜히 인상이 세 보인다고,

말 없을 것 같다고 단정 지어왔던 사람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결과적으로 이 점심은 꽤 괜찮은 시간이 됐다.

리프레시도 됐고, 나 스스로에게도 자극이 됐다.

억지로 만든 네트워킹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다른 깊은 약속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 하나를 새롭게 보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매번 새로운 사람을 찾아다닐 순 없겠지만,

적당한 시점이 오면 또 다른 불편함을 선택해 봐야겠다.

약간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약속을 만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