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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Aug 17. 2015

열등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제가 대학 새내기 시절, 기억에 남는 여자 동기가 있었는데, 저를 볼 때마다 ‘여자 친구와 너무 잘 어울린다. 너무 예쁜 커플이다.’ 이러면서 막 띄워주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알게 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객관적으로 봐도 그 아이는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착한 성격과 평범한 외모를 가졌던 것 같았습니다. 그 아이가 내게 과하게 칭찬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를 기억도 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교 첫 엠티. 그 아이와 나는 우연히 같은 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밤새 술을 마시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 아이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남자 동기 중에 누구를 좋아하고 선배 중에는 누구를 좋아한다.’ 뭐 이런 사실을 비밀스럽게 말하는데 그 대상은 하나같이 멋있고 잘생긴 캐릭터들이었습니다. 그녀는 학교에서 가장 잘 나가는 남자들과의 연애를 꿈꾸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저는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아이라고 해서 꼭 평범한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구나! 남자든 여자든 자기 입장 생각 안 하고 무조건 제일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만 좋아하는 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으로 자기 입장 봐가면서 연애를 하겠지만 때 묻지 않은 새내기 시절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시기가 아니었을까요? 


예전에 tv에서 '일부다처제'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 남편이 한 명이고 부인이 10명이면 그 부인들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일부다처제야 말로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꿈꾸는 결혼제도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조인성이나 현빈이 누군가와 결혼했다고 해서 여자들이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컨드, 서드라도 될 수 있으니깐 좋다는 식입니다.


여자들이 무능력하고 못 생긴 남자의 첫 번째가 되기보다는 돈 많고 잘생긴 디카프리오 같은 남자의 10번째 부인이 된다면 그녀들 자신도 유명인처럼 살 수 있으며, 자식들에게도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 줄 뿐만 아니라 부유하고 안전하게 교육까지 시킬 수 있다는 식의 생물학적, 경제학적 근거까지 더해서 완전히 저를 납득시키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선택받지 못한 열등한 남자들의 운명은 어찌되는 건가요? 다수의 여자들이 소수의 우월한 남자에게 다 가버리면  선택받지 못한 자들은 평생 혼자서 자신의 열성 유전자와 경제적 무능함을 탓하며 고통 속에서 살아야 되는 걸까요? 신이 내 눈 앞에 있다면 좀 따지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바다코끼리 이런 동물들은 강하고 우수한 유전자의 수컷 한 마리가 보통 30~40마리의 암컷을 차지한답니다. 이런 게 만약 인간 세계에서 일어난다면 사회질서가 어떻게 될까요? 강간과 같은 성범죄가 만연하고 매일 어딘가에서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런 약육강식,  적자생존하는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생활을 그대로 맡기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1부 1 처제’를  제도화시켰듯이 이런 인간의 인위적인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힘 있는 소수의 남자들이 바다코끼리처럼 모든 여자 다 차지하려고 들 것이고, 여자들 또한 김민희 신경 안 쓰고 전부 조인성 같은 남자들과 결혼하려고 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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