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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Aug 27. 2015

나는 금욕주의자입니다

나는 술, 담배, 커피, 섹스, 음식 등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쾌락을 멀리합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금욕주의자입니다.


나는 사람들과의 유익한 대화를 좋아하며 
책, 영화, 역사, 영어, 미술, 철학, 심리학 등 어찌보면 
좀 고상한 척 하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고 
인간본능에 가장 기본적인 식욕이나 성욕까지 
마다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라고 묻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은 생리적욕구가 충족 되어야만 
더 높은 차원의 욕구도 채워진다는 
머슬로우의 욕구 5,7 단계설을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그가 말한것은 생존에 필요한 만큼의 욕구입니다. 
저는 배고픈데 밥을 굶어가면서 책을 보지는 않습니다. 


물론 내가 맛있는 음식을 마다하거나 독신주의자도 아닙니다. 
그저 필요한 이상을 넘어서서 집착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겁니다. 
로마인 이야기 보니깐 귀족들의 파티에는 
구토를 유발하는 알약을 준비해 놓고 음식을 먹었다는데 
이렇듯 인간은 원래 과하게 쾌락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필요한 이상을 넘어서는 욕구를 즐거움이라 표현하고 싶고,
그리고 사람들이 즐거움을 추구하는 양은 한정 돼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어디에서 찾느냐하는 선택의 문제이지요.  


물론 위에서 언급한 쾌락들이 과하지만 않으면 
삶을 즐겁고 유익하게 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술, 담배, 커피 같은 것들은 누가봐도 건강에 해롭고
또한 미식가들은 비만이 우려됩니다. 
나는 그런 유해한 가능성마저도 배제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술자리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의미없는 대화와 담배가 싫고
그 시간도 너무 아깝습니다. 
마찬가지로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삶도 
알코올에 빠진 사람들처럼 소모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아 내 스타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것들은 
그 즐거움의 합이 합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긍정심리학에 빠져있는 마틴셀리그만(학습된 무기력감을 실험했던)은 
그런 쾌락의 양이 장기적인 행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순간적이고 소모적인 것이라고 했지요. 


어차피 즐거움이 선택의 문제라면 
나는 비가역적인 즐거움을 선택하겠습니다.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이나 공부, 서예, 명상, 운동 등에 중독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정신의학자 윌리엄 글래서의 논문 <positive addict> 에 나오는 긍정적 중독입니다.

이렇게 소모되지 않고 축척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근력을 주고
세월의 흐름이 그대로 내 자신에게 묻어 나올 수 있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금욕주의를 선택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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