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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Mar 21. 2016

사랑은 순간이다

대학교 1학년 가을 어느 날이었다. 

편하게 친구처럼 지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술에 취해 정신 못 차리고 있으니
그녀가 나를  바래다주겠다고 해서 
약간 비틀거리는 몸으로 그녀에게 의지 해 걸어갔다. 


가던 길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녀는 내가 술을 깨고 집에 가야 한다면서 동전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약간 흐릿한 정신으로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정신을 가다듬고 앞을 보니 
너무 예쁘고 깜찍하게 노래를 부르는 그녀를 보게 되었다. 


그 순간 한 번도 이성으로 보이지 않았던 그녀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 사랑에 빠지는 건  순간이구나! 
불과 3분 만에 모든 상황이 바뀌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와 얼마 간의 만남 후 
나는 군대를 갔고.. 결국은 흐지부지 헤어지게 되었지만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직하고 살아갔다. 


'현재의 분별력으로 현 상황을 판단하지 말자'
'내 마음이 어찌될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그 이후로 다른 여자를 만나더라도 현재의 마음으로 
딱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맘에 안 들지만 천천히 연락하고 지내다 보면 
세월이 쌓이다 보면 또 좋아질 수도 있고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기다려보자'


만약 시간을 가지고 기다린 후에 진짜 그녀가 좋아지게 되었다면 
나는 더없이 좋은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내가 만들고 키운 것이 되니까.. 


뭐 꼭 이성이 아니더라도 
어떤 대상이나 내 상황에 있어서도 섣불리 판단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믿었다. 


흔히 사람들은 항상 근시안적인 태도로 
좋은 싹을 미리 잘라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런 평면적 사고가 아닌 입체적 사고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 당장 내키지 않지만 
앞으로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는 것까지  포함해 현재의 행동에 반영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힘들 때도 많지만 
사랑과 같은 삶의 희망이 어디에서 갑자기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그런 좋은 희망이 생길 때까지 
그 긍정의 싹을 키우는 마음으로 멀리 내다보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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