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당신이 됩니다.

제 1장 평생을 함께하는 동행

by 왕신 송화웅

들어가면서

마음 하나 바꾸면 세상이 바뀝니다.

세상이 나쁜 것이 아니고 내가 보지 못하고 불평을 하는 것입니다.

봉사가 태양을 못 보는 것은, 못 보는 자기 탓이지 태양 탓이 아니듯이, 좋은 것을 못 보는 것은, 내가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을 바꾸면, 보려고 안 해도 그냥 보입니다.

안 보이던 ‘나’에서 보이는 ‘나’로 변해가는 과정을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자랑할 것도 아닌데, 망설이다가 큰 맘먹고 글로 썼습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때는 나도, 부모님의 유산이 없다고 불평을 하였습니다.

남들은 다 대학엘 가고, 결혼하면 집도 사주고 자동차도 타고 다니는데, 한 평생 나는 왜 고생만 해야 하는가? ‘세상이 불공평하다’ 고 술 한잔 마시면 불평하면서 좋은 날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그 날은 결코 오지를 않았습니다.

출생을 원망했어요.

남들은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데, 나는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결단력이 있는 것도 아녀서 작심 삼일로 끝나니 세상사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담배를 세 번이나 끊었는데, 꼭 다시 피울 핑계가 생겨요. 그래서 다시 손에 잡으면, 그동안에 못 피워 부족해진 니코틴을 채우기라도 하듯 줄 담배가 되어, 하루에 두 갑, 세 갑을 피우니 일은 언제 합니까?

쉽게 돈 좀 벌어보려고, 잔머리를 쓰면 꼭 탈이 나요. 떼이거나 사기당하거나, 주식이 폭락하거나, 아무튼 손만 대면 문제가 생기니 부자 되기는 틀린 것 같아요.

좀 먹으면 소화불량이고, 좀 무리하면 감기 몸살로, 약 먹고 병원에 가도 며칠씩 고생을 해요.

남들은 무쇠처럼 건강하여 잘도 먹고, 잘도 마시는데, 나는 툭하면 체하고 몸살이니, 되는 게 없어요.

저 역시 그렇게 살았습니다.

가난한 농가에 태어나, 어렵게 공업학교 나온 것이 전 학력였습니다. 1m 60cm 키에 58kg 체중으로, 허약하고 병치레만 했습니다.

자식은 넷이나 둬서 그 뒷바라지한다고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지요.

나의 생각으로는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내가 거꾸로, 잘못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을 바꿔야 했습니다.

내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내가 생각을 바꾸고 살아보니, 참 좋았어요. 그래서 ‘생각 하나 바꾼’ 이야기를 꼭 들려 드리고 싶어 글을 썼습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한 생각 바꾼, 저는 지금 매일이 행복합니다.

모두가 저를 도와주고 응원해주니 살 맛이 나지요.

가까운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데 아내가 가장 좋아해요.

자식들이 부모를 끔찍이 사랑하고, 또 따라주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여러분도 꼭 마음을 바꿔서 새로운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남들이 믿어주어 행복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활력 있는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3월 8일

경주에서, 저자 송 화웅 합장.


제 1장 평생을 함께하는 동행

1. 아내의 외출

매일 하는 한 시간의 걷기를 마치고 집에 오니, 아내가 외출 준비를 끝내고 막 나가려 하면서 “오늘은 9 시나 돼야 올 테니 혼자 저녁 차려 먹고 기다리지 마세요.” 하면서 등을 보인다. 무슨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지 사뿐사뿐 발걸음도 가볍게 뒤도 돌아다보지 않고 쪼르르 나간다. 떨어지는 바늘 소리라도 들을 만큼 조용한 집안에서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지만 뾰족한 생각은 나지 않고 만사가 귀찮다.

아내는 나가기 전에 내가 먹을 음식을 다 준비해서 어떤 것은 냉장고에 넣어두고, 어떤 것은 상에 차려놓고, 밥사발과 주걱은 밥솥 옆에 놔둬서, 그냥 차려 먹기만 하면 되는데도 왜 그런지 무언가 서운하고 마음에 차지를 않는다. 소주 한 잔 할까 생각했지만, 혼자 있을 때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도와 주지는 못 할망정 폐를 끼치게 될 것 같아 그것도 못 하겠다.

누구는 뭐 매사가 즐거워서 사나?

다 그렇고 그런 거지 뭐. 조용히 밥이나 먹고 TV나 보다가 자자.

TV 찬넬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재미있는 푸로는 없다. 연속극이나 보고, 뉴스 좀 보면 아내가 오겠지. 오늘은 큰 맘먹고 조용히 아내를 기다려 주자.

그렇게 마음을 고쳐 먹으니 의외로 심심하거나 적적하지 않고 차분해진다.

드라마가 끝나고 뉴스가 끝나고 10시가 다 돼 가는데도 아내는 소식이 없다.

이것 봐라!

이제는 약속 시간도 어기고!

나를 우습게 보는 거 아냐?

밖에는 때아닌 가을비가 장대처럼 쏟아지고 있다. 번개가 치고 이어서 천둥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비가 2-30분 내리더니 조용해진다.

그래도 비는 뚝 그치지를 않고, 오고 그치고를 반복하면서 아내가 어서 오기를 바라는 나를 더욱 조바심 나게 하고 있다.

전화라도 한 통화 해주면 뭐가 덧 나나?

9 시에 온다는 사람이 열 시를 넘겨도 아무 소식이 없어?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있나!

언제나 시비를 거는 쪽은 아내야!

여자는 시간관념이 없는가 봐.

언젠가 이-마트에 갔을 때도 그랬어.

바쁜 사람 차에서 기다리라고 해놓고 금방 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해서, 에어컨도 꺼놓고 기다렸는데 10 분이 가도, 30 분이 가도, 나타나지를 않다가 한 시간이 다 돼서야 케리어에 한 보따리 싣고 나타나더니 “세일도 하고, 모처럼 남편하고 왔으니 무거운 것도 좀 사야겠다고 욕심을 내서 늦었노라”라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남이야 다음일이 어찌 되든지 자기 할 일만 하면 되는 그런 식이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 기다렸는데 벌써 시간이 자정이 다 돼 간다.

무슨 일일까?

이렇게 늦은 시각까지 일이 있을 리는 없는데, 사고라도 난 것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밖에는 아직도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칠흑같이 캄캄한 밤이다.

사고는 나지 않았어야 할 텐데, 비가 이렇게 오는 캄캄한 밤에 사고라도 났으면 어쩌나?

아냐, 사고는 나지 않았을 거야, 사고가 났으면 벌써 무슨 연락이 왔지, 지금까지 연락이 없는 것을 보면 사고는 없는 거야. 좀 더 기다려 보자.

자정을 넘기니 늦은 귀가에 대한 원망보다, 늦어도 좋으니 이상 없이 돌아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마음이 바뀐다.

비는 오고, 신호등은 계속 빨간색으로 바뀌고, 차 안에서 운전하는 아내도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는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할 텐데, 나는 따뜻한 방에 앉아 TV 보면서 아내를 기다리는 것도 불만이라면 이는 너무나 불공평한 것 아냐?

1989년. 1월. 25일

옛 직장의 노사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조합원 6명과 회사 측에서 2명이 구치소에 함께 갔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 아내는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면회를 왔었나? 45일 동안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면회를 왔던 아내다.

하루는 변호사가 찾는다고 하여 접견실에 나갔더니 변호사 하는 얘기가, 밖에서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아주머니 하는 말이,

“노동조합 사람들보다 우리 남편이 하루라도 늦게 나오면, 가만히 안 있겠다”라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살핀다.

여자가 모르고 하는 소리니 너무 괘념치 마세요.

어떻게 노동조합 사람들보다 내가 먼저 나갑니까?

당연히 그들이 다 나가고 난 다음에 내가 나가야지요.

안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다 웃습니다. 걱정 마시고 그렇게 하세요.

아이고,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며칠만 좀 수고하세요, 최선을 다 해 빨리 귀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열흘인가 지나서 출소 한 기억이 난다.

이렇게 온몸을 던져 남편의 수발을 들었던 고마운 아내에게,

혼자서 밥 좀 차려 먹으라고 했다고,

귀가가 좀 늦고,

연락이 좀 안 된다고,

짜증과 불평을 내는, 나 스스로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한다.

고마운 아낸데, 눈에만 안 보이면 어린애처럼 불안해하는, 나 스스로가 한없이 작아진다.

이런 내 모습을 아내한테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워진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

그래, 여보! 미안해, 내가 너무 어린양을 하는 거지?

앞이 갑자기 흐려진다.

띵동, 띵동, 초인종 소리가 난다.

얼른 뛰어나가니, 아내가 현관문 밖에 함초롬이 서 있다. 미안해하는 아내를 꼭 안으면서

“무사히 와 줘서 고마워” 하니, 그것도 모르고 아내는 환히 웃으며 품에 꼭 안긴다.

시계는 밤 한 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