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녤의 감정기록장
예민함은 내게 울음과도 같다.
전 여자친구 같은 놈. 근데 내가 맨날 가서 고백하면 사귀어준다. 잘 지내가다도 갑자기 나를 배신한다. 그럼에도 너무 황홀한 순간이 있다. 행복함이 극에 달하거나 입을 벌리고 있을 만큼 책의 한 문장을 느끼게 해주는 것처럼. 그러나 대부분 나를 아프게 한다. 특히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런 나쁜!!이라고 말할 만큼(*이런 나쁜 = 욕설일 수 있다)
이건 혼자만의 쉐도우 복싱일 수도 있다. 실은 나를 아프게 하려는 장본인이 아닐 수 있다. 나 스스로 얘를 다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일 수 있다.
내 예민한 성격 때문에, 예민한 감정 때문에 얼마나 많은 날들을 울었는지. 남들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말도 난 쉽사리 넘어가지 못했다. 자주 내가 이상한 사람인 것만 같았다. 예민함을 다루지 못해 남들과 트러블도 많았고,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조언 또한 와닿지 않았다. 그 조언을 억지로 삼키려 해도 도저히 삼켜지지가 않았다. 정말로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사람들 간의 관계는 너무 힘들었고, 상처받는 날들은 쌓여만 갔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도망치려면 지구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지…
이 글들은 그 치열한 삶의 기록이 될 것이다. 하루가 저물 때쯤, 내 안에 감정은 차고 넘쳐 어찌할 줄을 모른다. 밤이 깊어질수록 내 심연도 깊어진다. 어떤 감정도 잘 정리되어있지 않은 무분별한 상태이다. 거실에 널려있는 옷들처럼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고 무슨 감정이 섞였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이 글들을 통해 전문작가가 되려는 걸까.
다만, 이곳에 오늘 있었던 일과 생각, 감정을 기록하니 엉망진창이던 하루가, 무엇인지 구별도 안되던 감정들이 조금씩 정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상담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누군가를 치유할 순 없겠지만, 나 같은 사람도 이렇게 발버둥 치고 노력해 가는 것을 보면 누군가는 조금의 위로를 얻지 않을까. 부디 그러길 빈다.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아주 조그마한 희망과 행운을 가져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독자의 경험들도 댓글에 적어준다면, 나도 독자분들도 같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중에, 혹 나중에 이것이 책으로 나온다면 이렇게 지을 수도 있겠다.
‘구원의 기록’
이 글들이 나를 구원으로 이끌면 좋겠다. 이미 조금씩 이끌고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