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 중에 하나는, 넷플릭스 'D.P'입니다.
제가 14년도에 군대에 갔으니 D.P에 나오는 배경과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저도 군대에서 부조리를 많이 겪긴 했습니다. 드라마 D.P에 나오는 부대만큼 부조리가 있진 않았지만,
밤에 불러서 싸대기를 때리고, 갈구고 병장이 저 때문에 부대 전체를 호출하는 일도 있었네요.
그 날만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마음의 편지에 자신을 적은 사람을 찾겠다고 전 생활관을 들쑤시며 다니는 선임도 있었습니다만. 다음 날 밤에 보니 어떤 후임을 패고 있더군요.
사실 전 저의 군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 군대보다 전역하고 나서 사회생활이나 다른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다쳤던, 닫혔던 마음들이 더 큽니다. 지금도 가끔... 혼잣말로 욕을 할 때도 있어요. 억하심정이 올라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기도 합니다.
제가 제일 어려운 것은 '방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급자가 제게 빡센 피드백을 하고, 화를 내고, 좋은 표현을 쓰지 않고 일관되지 않고 어쩔땐 감정에 치우쳐 얘기하는 것. 그걸로 제가 엄청나게 상처를 입고, 제가 모든 것을 의지해왔던 사람으로부터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저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엄청나게 큰 상처가 되었더군요. 덕분에, 한 사람만을 의존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제일 높은 매니저는 알고 있었음에도, 조직이 잘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일의 효율성을 빨리 올릴 수 있기 때문인건진 모르겠지만요, 방관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가끔 그게 생각나서 화가 나고,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을 때가 있더라구요.
오늘 디피를 보면서 조석봉 일병의 부조리를 방관했던 그들을 보며 저도 같은 처지에 있었던 그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착한 사람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점점 변해가고 망가지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리고 절망감도 같이 느끼게 되었어요. 저도 이 트라우마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절망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보면 괜찮지 않을까 하구요.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 하나씩은 갖고 있겠죠. 오늘 밤은, 길 것 같습니다. 부디 내일 아침에 햇살이 제 머리를 뒤덮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