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나, 세상을 홀리다
나나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확신하게 됐다.
우리 나나는 그냥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다.
이 아이는 고양이계의 인플루언서다.
한때 내가 운영했던 카페에 나나와 출근하곤 했다.
작은 몸집에 동그란 얼굴, 순한 눈빛을 한 나나는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나나가 창가 자리에 앉아 졸고만 있어도 손님들은 환호했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으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렇게 착한 고양이가 있다니!"
"나도 이런 고양이와 함께하고 싶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느라 바빴다.
"고양이가 다 이렇게 순한 건 아니에요."
"나나는 특별한 아이니까요."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나는 종종 솔직한 현실을 말해주곤 했다.
대부분의 고양이는 낯선 환경을 싫어하고,
옷 입는 걸 거부하고, 강아지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나나는?
그 모든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신기한 아이였다.
나나는 세 마리의 커다란 강아지들과 함께 살아도
문제없이 잘 지냈다.
거대한 몸집의 친구들이 다가와 킁킁거려도
피하지 않았고,
때로는 강아지들 사이에 파묻혀 졸기도 했다.
얌전한 성격 덕분에 해주면 해주는 대로,
입히면 입히는 대로 순응했다.
옷을 입혀도 얌전히 있고,
이동장 안에서도 얌전히 있고,
낯선 공간에서도 얌전히 있었다.
그런 나나를 보고 있으면,
손님들이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나나는 좀… 너무 특별한 경우니까.
나나의 또 다른 특이점은 바로 식탐이었다.
나나는 먹을 걸 굉장히 좋아했다.
사료도 잘 먹고 간식도 잘 먹고,
내가 뭔가를 먹고 있으면
옆에서 동그란 눈으로 빤히 바라보곤 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살이 잘 찌지 않았다.
고양이라면 흔히 ‘다이어트’가 숙명이건만,
나나는 먹는 양에 비해 늘 적당한 몸매를 유지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나가 만약 살까지 쉽게 찌는 체질이었다면,
지금쯤 둥글둥글한 공 모양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나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냥, 고양이는 사랑이니까.
특히 우리 나나는 더더욱.
이제 나나는 카페 출근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내 일상에서 빛나는 존재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나나,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나나.
나나는 언제나 나의 작은 인플루언서이고,
나만의 스타다.
그리고 나는 매일 속삭인다.
"나나야, 너는 정말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