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아트 테라피로
석고붕대 손모양 만들기를 하며..
어르신들이 방으로 하나둘 들어오시는 모습을 보며 묵직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저 멀리서 침대로 이동하시는 그분들의 모습은 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그 모습에 말할 수 없는 먹먹함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눈조차 뜨지 못하시는 어르신도, 굳어버린 손을 펼 수 없는 분도 계셨습니다. 앉아 계시기조차 어려운 분들은 등을 간신히 받쳐드린 채 석고붕대를 손에 올려드려야 했습니다. 말을 건네도 대답이 없는 분들이 계셨지만,
그래도 그 손을 살포시 감싸 쥐어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손에 깃든 시간,
마음을 적시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만나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손을 잡아드려도 될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어머니께서 눈을 살며시 깜빡이셨습니다. 손을 포근히 감싸드리자마자 떨리던 그 손이 제 손을 꽉 잡아주셨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어머니, 제가 손 마사지를 해드릴게요.
그리고 어머니의 아름답고 소중한 손을
석고로 만들어 드릴 거예요.”
어머니는 여전히 눈을 깜빡이며 제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 제가 손 마사지를 해드릴게요. 그리고 어머니의 아름답고 소중한 손을 석고로 남겨드릴게요.”
제 말에 어머니는 살짝 눈을 깜빡이셨습니다. 미온수에 적신 석고천을 살포시 어머니 손등에 얹으며, 제 손가락과 어머니 손의 온기가 하나로 전해졌습니다.
그 순간, 고된 세월 동안 자식들을 위해 애쓰신 어머니의 소중한 손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어르신은 완성된 손 조형을 보며 눈물을 흘리셨고, 다른 어르신은 “나, 자식 다섯 키워냈어”라며 혼잣말처럼 속삭이셨습니다. 이 손들은 그간의 사랑과 희생, 삶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매번 미술치료 수업을 위해 요양병원에 오지만, 오늘은 더욱 큰 감동이 밀려옵니다. 어머님들과 함께하는 순간도 깊이 와닿지만, 그 곁에서 한결같이 헌신하는 요양병원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님들을 보며 특별한 감사와 존경을 느낍니다.
이번 시니어 아트 테라피 미술치료수업은
와상 환자분들을 위해 미술수업을 못 나오시기에
번거로움이 많은 이동을 마다하지 않고
마음이 모아졌던 것으로 하게 된 것이었어요.
저는 잠시 다녀가는 방문자일 뿐이지만, 그분들은 어르신들 곁에서 매일같이 정성을 다해 돌보며 마음을 나누고 계십니다.
이분들의 따뜻한 손길이 어머님들께
큰 위로가 되고 있음을 느낄 때마다,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우리 어머니들, 가시는 그날까지 곱게 곱게 하루하루 아름답고 평온하게 살아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자원봉사자님들과 병원의 간호사님들..
복지사님들이 한 분씩 마음으로 다해 정성으로
마사지해 드리는 모습을 보며
오늘도 제가 아트 테라피 되었던 귀하고 소중한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손을 드로잉 하며
그 감사함에 그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