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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터진마돈나 Nov 07. 2023

프롤로그(얻기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

얻기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

긴 시간 동안 답답한 터널 속에서 미래도 희망도 보이지가 않았다.

어느 순간 내 삶의 길을 잃었고 그 많던 꿈들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똑똑하고 당찼던 유년시절을 지나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방황 속에 20대를 흘려보냈고,

결혼과 이혼을 겪으면서 그때가 가장 꽃다웠다는 것을 30대의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마음은 아직 젊고 생각은 여전히 파릇파릇한데,

미숙한 감정들로 단단히 여물지도 못한 채 어느덧 중년의 사춘기를 덜컥 맞이했다.


생일케이크의 촛불이 늘어나면서

보톡스와 필러로도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주름을 얻었고, 베개 자국이 쉬 지워지지 않을 만큼 탄력도 잃었다.

그리고 반반한 얼굴과 화려한 언변이 보잘것없는 커리어를  더 이상 커버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점점 두려워진다.


50이 되고, 60이 되어도 여전히 허황된 꿈 속에서 허우적 되고 있진 않을지.

여전히 어리숙한 채 과거추억만 헤집으며 미련을 떨고 있진 않을지.

여전히 혼자일지.

여전히 산다는 게 두려울지.


몇 달 전,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을 겪다 보니

인생이란 어쩌면 동전 던지기처럼 던져진 그 순간 이미 모든 게 결정된 게 아닌가 궁금해졌다.

손끝에서 벗어난 나의 운에 따라

운 좋게 앞면이 나올 수도, 재수가 없어 뒷면이 나올 수도 있다.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만남과 헤어짐. 삶과 죽음.

그 어디쯤에 나는 동전의 앞면을 언니는 동전의 뒷면을 던진 것처럼 말이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대가로 나의 것이 아니었던 많은 것들을 얻게 되었다.

소중한 하나를 내어주고 내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도구 하나를 얻은셈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그것을 어떻게 귀히 사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본연의 나를 찾되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고 찾아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혼자 떠나는 여행 어딘가에서 그 길을 찾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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