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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코치 Young Sep 13. 2021

아이의 두뇌 그릇의 크기가 정해지는 시기

독서 적기교육으로논리와 감성을 잡다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아주 높은 고층건물이나 단층의 건물이든 모든 건물을 지을 때 항상 기초공사가 제일 먼저 진행된다. 기초는 건물을 지탱하는 주요 부분으로 건물의 모든 무게가 기초에 집중된다. 따라서 지반이 건물의 무게를 충분히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면 직접 기초공사를 하지만 지반이 약할 때는 지정을 만든 후에 기초공사를 한다.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은 처음 공사를 진행했던 당시 진흙, 고운 모래, 조개껍데기 등으로 구성된 미끄러운 토대 이에 밑돌을 놓는 바람에 한쪽 지반이 가라앉으면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물론 현재 피사의 사탑은 기울어진 탑으로 유명해졌지만 그 이후로 10년에 걸쳐 계속된 보수공사로 기울어짐 현상은 멈추었으나 탑의 보존을 위해 입장객의 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건물을 든든히 받쳐줄 수 있는 기초공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다.



 건물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중요하듯이 사람에게도 기초공사에 해당하는 시기가 있다. 두뇌발달에서는 태어나서 10~13년을 그 시기로 보는데, 학자들마다 의견은 다르지만 요즘은 두뇌발달의 최적기를 10년으로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뉴스위크 한국판 특별호에 실린 연령별 뇌 발달 과정을 정리해 보면, 0~3세는 전두엽과 두정엽, 후두엽 등 뇌의 기본적인 구조들이 만들어진다. 주요 신경세포들끼리의 연결이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이 신경세포 회로의 연결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머리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이 시기에는 한 가지에 편중된 교육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골고루 자극을 주어야 한다. 


 영아기에 주요 신경세포끼리 연결시키려면 아기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어야 한다. 이 때의 자극은 마치 스펀지에 물이 흡수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오늘 하루 아기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아기가 아직 말을 하기 전이라면 아이에게 진짜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Input과 Output의 관계는 확실하다. 


 나는 임신을 하고 보았던 첫 육아서에서 마음에 남던 한 문장을 내 아이에게 꾸준히 실천해 보았다. 그 중에 하나가 아기 말, 즉 유아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까까, 맘마'와 같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반찬 등의 구체적인 단어를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사용하여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사실 무언가를 바라거나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아이를 낳아 기르는 초보엄마였기 때문에 책에 나온 대로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친정 근처에서 살아서 거의 매일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서 함께 식사를 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레 어른들 먼저 식사하시는 거라고 아이에게 알려주었고, 매번 밥 먹기 전에 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 진지드세요.'라고 말하는 걸 내가 대신 말해주었다.


 두돌이 넘었을 무렵, 그 날도 저녁을 먹으려고 식탁으로 가는데 아이가 할머니께 어눌한 발음이었지만 정확하게 말을 했다.  '함머니, 진지 드세오.'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일화 중 하나가 아이가 4살때 여름이었다. 12월이 생일이라 아직 세 돌이 되기 전이었는데 아마도 어린이집에서 바다그림을 그렸던 모양이다. 물론 그림은 물고기인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전해주던 아이의 말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난다. 바다속에 뭐가 살고 있을까란 선생님 말씀에 갈치, 조기 등의 생선 이름을 종알거리며 그림을 그려서 아이가 끄적여 놓은 그림에 선생님이 글을 써놓았다.


 집에서 반찬으로 생선을 구운 날이면, '밥 위에 조기 얹어 줄게. 꼭꼭 씹어 먹어봐.' '갈치가 싱싱하지? 바다에서 바로 잡아서 올라와서 그런거야.'라며 나름 구체적으로 밥을 먹을 때 아이에게 말을 해주었다. 아이는 평소에 들었던 단어와 책을 읽어줄 때 나온 말들을 언젠가는 꼭 써먹었다.


 다시 두뇌 발달로 돌아와 4~6세를 보면, 종합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주로 발달하는 시기로 이 부위는 인간성과 도덕성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때 예절교육과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커서도 예의 바른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때로는 도덕적이고 착하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끔 어른들 하시는 말씀 중에 너무 착하게 살면 안된다는 말도 종종 듣게 된다. 


 EBS <아이의 사생활 - 도덕성> 프로그램에서는 아이의 모든 행동과 연결이 되어 있는 도덕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사례가 담겨 있다. 얼핏 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보이지만 도덕성을 검사한 결과, 도덕성 수치가 낮은 아이들은 집중력이 낮고, 또래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과잉행동이나 문제행동 역시 더 많이 표출되었으며 공격성 역시 높은 척도를 보였다. 심지어 왕따를 당하거나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반해 도덕성 수치가 높아 규범을 준수하는 아이들은 좌절을 극복하는 내면의 힘이 크다. 도덕성은 곧 내 아이의 경쟁력이다. 그러나 도덕적 행동에는 용기와 민감성이 필요하다. 즉 도덕은 연습되지 않으면 도덕적인 행동이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도덕성은 큰 아이들과 어른만의 일일까?

EBS <아이의 사생활 - 도덕성>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10개월 된 아기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편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을 해보았다. 동영상에서는 동그라미 하나가 힘겹게 산을 올라가고 있다. 잠시 후 착한 세모가 나타나 동그라미를 밀어 올려준다. 그다음에 나타난 나쁜 네모는 힘겹게 산을 오르는 동그라미를 밀어버린다. 두 개의 상황을 보여준 후, 아기들에게 세모와 네모를 보여주면 100% 모두 착한 세모를 집는다.


EBS <아이의 사생활 - 도덕성 >


 부끄러움을 아는 자만이 도덕성에 이를 수 있다. 부끄러움은 도덕성의 다른 이름이다. 어른이 된 부모는 아이들에게 어떤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고 의미있는 삶을 살았느냐이기 때문이다. 


 7~12세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하는 시기로 두정엽은 언어와 청각에 관련한 기능들과 논리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를 하는 곳인데, 수학이나 과학 등 논리적인 사고나 공간지각력을 키우는 활동 등이 도움이 된다. 12세 이후는 뇌의 뒷부분인 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곳은 시각 중추가 모여 있는 곳으로 이때 유난히 시각적인 것들, 즉 외모나 유행 등에 민감해지게 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을 동경하게 된다. 그래서 사춘기 때 외모에 신경을 쓰고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아이가 잘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출생 후부터 20세까지 성장 비율을 나타낸 스케몬 곡선을 보면 몸과 성은 만 10세를 넘어가면서 이후에 가파른 성장곡선을 보이며 성장한다. 어렸을 때 잘 먹지 않아 엄마의 애를 태웠던 아이도 10살이 넘어가면 음식을 먹는 양도 늘어나 키가 쑥쑥 자란다. 그러나 머리의 성장곡선인 두뇌발달은 학교를 가게 되는 시기인 만 6세에 성인의 90%에 상당할 정도로 성장을 한다. 현재의 교육과정은 아이들의 두뇌발달에 따라 만들어졌다. 


 현장에서 부모상담을 하다 보면 유치원을 보낼 것인지, 어린이집을 보낼 것인지 고민하는 부모님들을 만난다. 누리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누리과정을 만들 때 참여했던 정소현 강사님의 교육내용 일부를 발췌해서 정리해 보았다. 




 누리과정이 생기기 전에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아이들을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돌보아 주는 종일반이 운영되는 어린이집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어린이집은 보육을 위주로, 유치원은 교육과정대로 운영되었다. 그래서 유치원을 보낸 아이와 어린이집을 보낸 아이들의 교육과정이 동일하지 않아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될 때 교육의 출발선상이 달랐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2012년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교육·보육 과정을 통합하여 유치원 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어린이부터 받게 되는 의무교육을 누리과정이란 이름으로 통일시켰다. 현재는 만 3세~만 5세 어린이에게 3년 동안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동일한 공통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보호자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교육·보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만 3세 이상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누리과정은 종합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에 알아가야 할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보내는 아이는 금요일마다 다음 주 주간 계획안을 받아온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주간 계획안을 받아 잘 볼 수 있도록 냉장고에 붙여 둔다. 그러나 주간 계획안에서 다음 주에 우리 아이가 무엇을 배울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잘 기억하지 못한다.


 누리과정 주간 계획안은 초등학교 교과서 주제로 이어진다. 초등학교는 교과서가 있지만 누리과정은 교과서가 없다. 대신에 주간 계획안에 다음 주에 아이가 배울 주제가 적혀 있다. 누리과정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0~2세 표준보육과정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구성되어 있다. 누리과정을 잘 수행한 아이들은 초등교육과정이 어렵지가 않다. 


 누리과정은 유아의 발달 특성 및 경험을 고려하여 놀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두뇌 그릇을 만드는 시기인 유아시기(만 3세~7세)에는 말 그대로 그릇을 만드는 시기라 가르치는 시기가 아니다. 그저 아이들이 만날 세상에 대해 보여주고 탐구할 수 있도록 시간가 기회를 주면 아이는 호기심을 갖는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9월에 누리과정으로 배우는 <도구와 생활> 주제를 살펴보면, 1주차는 도구에 대해 알아보게 된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릴 때는 어떤 도구를 사용하고, 종이를 자를 때에는 어떤 도구가 필요한지 그림책을 보며 우리 주변에 있는 여러 도구에 대해 알려주면 된다. 그리고 도구가 있어 우리 생활이 더욱 편리해진다는 것도 도구를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를 알려주면 된다. 


 2주차는 <도구와 생활>에서 발명과 에너지에 대해 배운다.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는 공을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공을 힘껏 차면 멀리까지 날아간다는 것을 알려준다. 지구에 있는 여러 가지 힘 에너지와 원리에 대해 알아보고 새로운 것을 발명한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니 발명을 한 인물 책을 찾아 읽어준다.


 3주차는 <도구와 생활>에서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물질과 물건에 대해 알아본다. 주스에 담긴 컵은 유리로 만들어져 속이 비쳐 보이고 쇠로 만든 옷핀은 자석에 잘 붙는다. 그림책과 노래를 통해 여러 가지 물질과 성질에 대해 알아보고 물질이 어떻게 물건이 되어 우리 손으로 오게 되는지 아이와 함께 알아본다.


 4주차는 <도구와 생활>에서 교통기관에 대해 알아본다. 자동차와 자전거, 비행기 등을 타며 즐거웠던 기억을 아이와 함께 떠올려 본다. 다양한 교통기관을 그림책과 노래로 만나보고 사람을 여기저기로 데려다주는 교통기관과 트럭, 불도저처럼 일하는 교통기관에 대해 책을 찾아보고 고마운 마음도 가져볼 수 있게 알려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교육하는 누리과정에 대해 주차별로 자세하게 적은 이유는 달마다 정해진 주제로 교육기관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참여해야 효과가 더욱 더 커지기 때문이다. 아이 가방속에 금요일마다 다음주에 배울 주간 계획안이 담겨 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말에 다음 주에 배울 누리과정 주제를 집에서 아이와 함께 책을 찾아 읽고, 아이와 함께 경험을 해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샐러드 바를 이용할 때 우리는 접시 위에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온다. 그러나 그릇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담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은 제한된다. 정해진 그릇의 크기처럼 두뇌발달에도 시기가 정해져 있다. 때를 놓쳤다고 발달이 아예 안되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더많은 노력과 더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적기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아이의 두뇌발달을 눈으로 직접 들여다볼 수는 없기 때문에 두뇌발달에 대해 말하면 아이 나이에 따라 부모님들의 반응이 다르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괜찮지만, 학교에 갈 나이가 가까워지면 부모로서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모 역할은 지나간 시기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현재 아이의 두뇌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아이들 두뇌발달에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은 책 읽어주는 부모의 목소리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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