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딩코치 Young Aug 29. 2021

200년 전, 부모들의 고민

독서 적기교육으로 논리와 감성을 잡다

 부모가 된다는 설렘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도 함께 생기기 마련이다. 어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나’ 하나도 완전하지 않은 존재인데 새로운 생명을 내가 잘 기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내 아이를 어떻게 해야 잘 가르칠 수 있을까라는 고민까지 아이를 키운다는 건 늘 고민의 연속이다. 


 부모로서 한 사람의 인생이 시작되는 내 아이의 첫 단추를 잘 꿰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부모가 될 준비를 하는 방법중에 하나로 자신의 육아관에 맞는 육아서를 찾아서 읽게 된다. 아무래도 전문가와 먼저 아이를 키운 육아 선배의 말을 따라 하다 보면 아이를 키울 때 도움이 되고 마음 또한 든든해진다.     


 아이를 키울 때 내비게이션 역할을 해주는 육아서를 읽으면 처음 알아가는 육아 선배의 노하우가 가득하다. 그러나 육아서와 현실은 다르다. 내가 육아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부모님들은 이상적인 육아서와는 다른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육아에 힘들어한다. 


 육아서에는 아이가 잠들고 난 후 엄마의 시간을 보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기들은 잠귀가 밝아서 아이가 잠든 줄 알고 침대에 눕히면 눈을 번쩍 뜨기 일쑤다. 아기의 리듬대로 하루를 살게 되면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잘 수 있었던 과거가 정말이지 사무치도록 그립다. 



 그만큼 아이를 키울 때 부모의 육체적인 노력과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기 전 온전히 가졌던 나만의 시간은 당분간 옛날이야기가 된다. 그렇다고 육아가 마냥 힘든 것만은 아니다. 엄마만 찾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친구랑 놀고 싶어 하고 엄마가 필요하지 않은 날도 오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좀 섭섭해지긴 하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아이를 키울 때 필요한 육아서는 끊임없이 새로 나온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 증거이리라. 그렇다면 수많은 육아서 중에 어떤 육아서를 선택해서 볼지는 부모가 각자 따르고 싶은 교육관이나 육아관에 따라 다르게 선택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세계명작 이야기 중 《백설공주》는 몇 살일까? 그림형제가 옛이야기를 수집하여 재탄생시킨 머리가 까맣고 피부가 하얀 백설공주는 현재 200살이 넘은 호호 할머니다. 그러나 우리는 백설공주를 할머니라 부르지 않고 여전히 백설공주라 부르고 있다. 이야기가 탄생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200년 전 아이들과 현재 아이들이 백설공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유는 이야기 속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관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육아도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 육아관도 다양해지고, 교육의 방향도 끊임없이 바뀌어 가고 있지만 육아의 기본은 늘 한결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의 고민은 늘 있게 마련이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가 실컷 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아이를 가르쳐야 할까?     


 현장에서 많이 듣게 되는 부모들의 고민이다. 그러나 부모들의 이러한 고민은 200년 간 이어온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변함없는 자녀교육의 바이블로 널리 알려진 《칼비테 교육법》에 나온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부모의 고민이자 200년 전의 부모들도 똑같이 했던 고민이다. 



 19세기,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하면 아이에게 해가 되니 8세 이후부터 가르치는 것이 적당하다는 상식이 보편화되던 시절에 칼 비테는 오히려 “영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에 따라 만들어진다.”라는 신념으로 미숙아 혹은 저능아라고 취급받던 아들을 끝내 행복한 천재로 길러냄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그 당시 페스탈로치는 칼 비테를 공감하고 격려해 주었다. 페스탈로치는 스위스의 교육학자로 학생 자신의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고안된 교수법을 강조했다. 그의 방법론은 널리 인정받았으며 대부분의 교육원리는 현대 초등교육에 흡수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두뇌발달로 바라본 칼 비테의 교육은 조기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에 맞춘 적기교육이었던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마라톤과 같다. 특히 부모가 육아와 교육의 방향을 정했다면 그 방향대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아이를 키울 때에는 아무래도 흔들리지 않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아이의 두뇌발달을 이해하고 있다면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교육을 해야 할지 중심이 생긴다. 교육방법은 끊임없이 달라진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 방향만큼은 한 곳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무엇보다 현재의 교육방향은 우리 부모 시대에 배운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적기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누워 있는 신생아가 일어나서 뛸 수 없는 것처럼, 아기의 두뇌발달 속도에 맞춰 잘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적기교육이다. 




《해리 포터》시리즈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조앤 롤링은 독서 적기교육의 수혜자다. 《해리 포터》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아 67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4억 5천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의 책 시리즈로 기록되었다. 


 조앤은 해리 포터 이야기를 어린 시절 상상의 세계였다고 말한다. 조앤의 부모는 영국의 전원과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조앤은 태어난 순간부터 호기심이 많고 활동적인 아이였다. 그래서 종종 자기 방이나 뒤뜰의 키 큰 풀숲 속에서 상상놀이를 즐겨하곤 했다. 그런 조앤의 상상력을 한껏 길러 주기 위해 부모는 조앤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조앤은 집안이 온통 책으로 뒤덮여 있었고, 부모님은 끊임없이 번갈아 가며 책을 읽어주셨다고 회상한다.



 조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그의 글을 흥미로워했다. 자신이 꾸며낸 이야기 속에서 영웅적이고 신나는 모험을 마음껏 즐기곤 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가 해리포터를 집필할 수 있는 상상력의 밑바탕이 되었을까? 


 켈트 신화는 유럽의 여러 문학작품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유명하다.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한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는 켈트 신화와 요정들에 관심이 많아서 그의 작품에는 그런 모티브가 많이 들어 있다. 판타지 문학의 대표 이야기 《반지의 제왕》은 영국의 작가 톨킨이 쓴 작품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호응을 받았다.


 《반지의 제왕》은 북유럽 신화와 켈트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이 쓴 《해리 포터》는 켈트의 전통과 상상력이 바탕에 깔려 있는 작품이다. 일단 마법사들의 이야기란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신화의 독특한 상상력이 재창조되어 문학과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삼국유사 중 단군신화를 비롯한 몇 개의 이야기는 들었지만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책의 내용보다는 시험문제에 나오는 일연의 삼국유사, 김부식의 삼국사기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세계의 신화 중 대표적인 신화인 그리스 로마 신화는 내 기억속에 재미없던 책으로 남아 있다. 중학생이었을 때, 내가 읽으려던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은 그림 하나 없이 빽빽이 글자로만 채워져 있었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수많은 신과 인물이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 쉽지 않았다. 이름조차 낯선 외국 이름이니 누가 누군지 파악이 안 되어 결국 절반 아니 삼분의 일도 채 읽지 못한 채 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 조앤은 부모님이 들려준 신화 이야기를 바탕으로어떻게 신나는 모험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신화 이야기를 언제 들려주어야 아이들이 신화 속 상상의 바다에 푹 빠져 즐길 수 있을까? 



 아이들은 공룡을 한참 좋아하는 시기가 있다. 누가 외우라고 한 것도 아닌데 공룡 이름을 수십 가지, 아니 백가지가 넘는 종류의 공룡 이름을 외운다.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어른에 비해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고래, 사자, 코끼리같이 덩치가 큰 동물에 빠져들어 좋아한다.


 그중에 가장 압도적인 크기는 말할 나위 없이 바로 공룡이다. 아이들이 공룡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박물관에 가서 볼 수 있는 집채만 한 공룡뼈를 볼 때면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 한참 동안 쳐다본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공룡을 박물관에서 보고, 책이나 영화로 접하면서 아이들은 공룡을 그림으로 그리고, 공룡놀이를 하면서 논다. 이렇게 공룡을 좋아하는 시기가 바로 아이들의 상상력이 무한대로 펼쳐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상상력이 싹트는 시기에 아이들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긴다. 그 시기에 아이들에게 전래이야기를 들려주고, 상상의 세계를 우리나라에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해 줄 신화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면 된다. 《팥죽할멈과 호랑이》이야기에서는 달걀이 데굴데굴 굴러오며 할머니에게 ‘할멈, 할멈, 왜 울우?’라고 말을 걸어오는 모습은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한다. 


《조각상을 사랑한 피그말리온》by 웅진


《조각상을 사랑한 피그말리온》이야기에서는 왕이 꿈꾸어 오던 여인의 모습으로 조각상을 만든다. 피그말리온 왕은 조각상을 살아 있는 사람처럼 대하며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간절히 소원을 빌었더니 조각상이 살아있는 여인으로 변하는 모습은 상상의 힘이 바탕이 되어야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이다. 특히 신화는 등장하는 인물이 많고 신들과 얽히고설킨 관계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뻗어나가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적기교육의 효과는 비단 아이들의 상상력뿐만이 아니다. 적기교육은 시간과 비용을 최소한으로 들여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교육방법이다. 아이들에게 적기교육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해서 언젠가는 꽃피울 수 있게 만든다. 특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이 말에 절감할 것이다.



 굳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귀찮을 법한 일들을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즐겁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집중하는 일은 밥을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몇 시간을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어렸을 때부터 끊임없이 책을 읽어준 조앤 롤링의 부모처럼 모든 교육의 바탕이 되는 독서 적기교육으로 모든 아이들과 부모님이 고민을 덜고 즐거운 육아를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전 13화 씨앗을 심어주는 엄마, 싹을 틔워주는 책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