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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코치 Young Sep 27. 2021

요즘 초등학교는 왜 이렇게 엄마 숙제가 많나요?

독서적기교육으로 논리와감성을 잡다

 요즘 인터넷에 초등학교 시험문제가 유머 이야기로 올라오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이들의 기발한 생각과 답변도 화제가 되지만 정답이 없는 시험문제 또한 새롭다. 신문을 보면 1~2년이 멀다 하고 교육과정이 개정된다는 기사를 보면서 그래서 초등학교 시험문제도 바뀌었나 보다 생각하지만 정답이 있던 부모세대의 어른들이 보기에 이제 겨우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풀어야 할 시험문제가 어렵게 느껴진다. 



 우리 부모세대가 교육받아온 방식과 완전히 달라진 7차 개정 교육과정은 사회변화를 들여다보면 그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954년 4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쳐 전쟁으로 파괴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1차 교육과정으로 시작되어 초등교육기관의 명칭이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뀐 6차 교육과정으로 이어져 왔다.


 현재 부모가 된 어른 세대가 배웠던 교육과정과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7차 개정 교육과정과 가장 큰 차이점은 학습의 주체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부모세대가 배워온 주입식 교육은 선생님이 주체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었다. 즉, 교과서만 열심히 외우고 공부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고, 소위 좋은 대학에도 갈 수가 있었으며 취업을 할 때도 수월했다.


 그러나 21세기가 다가오는 1997년에 시작된 7차 교육과정부터는 21세기 세계화, 정보화된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기르고, 창의력과 정보처리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7차 교육과정 이전 교육과정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학습의 주체자가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 중심이라는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7차 교육과정을 마지막으로 교육과정을 더 이상 전면적 또는 일률적으로 개정하지 않고, 수시로 부분적으로 개정하기로 하였다. 


 이런 시대를 반영하여 스스로 하고자 하는 자기 주도 학습능력이 중요해졌다. 내가 일해 온 회사에서도 이런 시대 흐름을 반영하여 자기 주도 학습전문가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었다. 자격증 교재를 받아서 공부를 시작할 때 무척 설레었다.




 내가 이 자격증을 공부하면 내 아이가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게 될 거라 내심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강의를 들은 지 10여 분 만에 처음 기대했던 것과는 마음이 달라졌다. 자기 주도 학습이 필요해진 요인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였다. 교육기관에서 주입식으로 학습할 수 있던 부모세대와 달리 21세기 사회로 들어서면서 정보의 시대로 바뀌었고,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져서 예전 교육방식이었던 주입식으로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주제의 정보를 스스로 찾아보아야 하는 자기 주도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제야 달라진 초등 교과서의 내용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자기 주도 학습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뀌게 된 부분은 아이가 자기 주도 학습을 하기 위한 요건 중 첫 번째가 바로 아이를 지도해주는 선생님이나 부모가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기 주도 학습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아이에게 끊임없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나 스스로가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왔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내게 주어진 것을 해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성격을 바꾸는 것만큼 어려워 보였다. 중요한 건 엄마인 내가 자기 주도적이지 않다는 것보다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자기 주도 능력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7차 교육과정으로 바뀐 후 달라진 초등학교 교과서 중 봄, 여름, 가을, 겨울 4가지 주제로 된 통합교과(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를 보면 사진과 그림을 보면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무슨 활동을 할지 스스로 순서를 정해보고 각자 더 해보고 싶은 활동을 찾아보아야 한다. 교과서에 나온 대로 ‘알아봅시다놀이를 해봅시다생각해 봅시다이야기해 봅시다표현해 봅시다.’의 방향은 교육을 받는 학생이 주체가 되어해야 하는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1학년 2학기 통합교과 <가을>

 달리 말하면, 각각의 아이들마다 생각과 경험이 다르므로 달라진 교과서의 핵심은 아이들 숫자가 곧 정답의 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세대가 배운 주입식 교육은 하나의 정답만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이들마다 각자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춘다. 


 현재 2015년 개정 교육과정 통합교과서 <가을 1-2>에서 <내 이웃 이야기>를 보면 사진을 보면서 ‘이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 옛날에는 이웃과 어떤 일을 함께 했을지 물어보고, 그림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그림에 있는 이웃들과 어떤 음식을 나눌지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 있다. 아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교실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므로 수업 전에 정보 수집을 해야 한다.



 먼저 그림에 나온 이웃에 대해 아이들은 우리 문화, 역사에 대해 자료를 찾아야 한다. 아이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은 단순간에 길러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아이들의 자기 주도 학습능력이 필요하고 또한 정보를 찾아보기 위해 아이가 스스로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선생님과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이때 정보를 찾아보면서 기본 배경지식이 생기고 참고문헌을 찾아보는 능력이 생겨난다. 아이 스스로 지식을 찾는 경로가 익숙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알려 주어야 하니 부모의 자기 주도 학습능력 또한 끊임없이 발휘되어야 한다. 그러니 주입식 교육을 받았던 부모세대가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표현하기까지 부모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수학 교과서 첫 장을 넘기면 ‘수학은 세상을 보는 눈’이라고 적혀 있다. 수학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문제를 푸는 수학에서 생각하고 표현하는 수학으로 바뀌었다. 초등학교 <수학 1-1> 교과서에는 더하기와 빼기의 개념을 배우고 문제를 풀기 전에 모으기와 가르기를 해본다. 그리고 모으기와 가르기 개념이 담긴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본다. 그다음 장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라고 한다. 바로 수학 교과에서 말이다. 

초등학교 <수학 2-1> 분류 편에서는 동물을 분류하기 전에 동물의 특징을 말해보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그 수를 세어 보아야 한다. 



 그러나 그다음 문제가 아이를 또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분류기준으로 분류해 보세요.’ 이쯤 되면 부모도, 아이도 머리가 아파질 만하다. 지금의 수학은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정답이 다양해진 수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이들은 수학을 왜 배우는지 아는 것이 첫 번째이다. 수학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학문이다. 생각을 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지식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곰곰이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자기 주도 학습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때에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더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수업방식은 토론, 토의가 바탕이 되어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발표하는 기회가 많아졌다. 


 지금 교과서를 보고 머리가 아파진다면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3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만 3세부터 배우는 누리과정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3년 동안 집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놀이하고, 체험해 본 아이라면 초등학교에 가서 처음 받은 교과서를 받아보았을 때 아이들은 수업시간을 분명히 즐거워할 것이다.


 왜냐하면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은 연계되어 있는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누리과정 교육으로 5~7세 아이들이 경험하고 알아야 할 세상을 놀이로 친숙하게 접하고 체험해 보았다면, 초등교육과정은 같은 주제로 좀 더 심화하여 학습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교과서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라는 것은 각자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아이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중에 하나가 바로 자기 주도 학습능력이다. 자기 주도 학습의 시대, 아이들 스스로 주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와 분야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가 무엇에 관심 있고 흥미로워하는지 끊임없는 부모의 관심이 중요하다. 부모가 대신해주는 숙제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게 격려하고 함께 찾아봐주어야 하는 부모의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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