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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코치 Young Nov 08. 2021

아이들이 책과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하였나.


  지난 달에 그동안 매거진에 올린 글을 모아 브런치 북으로 발행한 후, 메모지에 그동안 내가 꾸준히 책육아를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 책 제목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보았다. 


브런치북 《진작 책을 읽어줄 걸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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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runchbook/mom-reading


  적어놓은 책 리스트들이 나와 내 아이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주었지만 그 중에 가장 제일 먼저 소개하려는 이 책과도 뜻이 맞닿는 문장이다.


  1979년에 초판이 나온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책은 내가 2007년에 읽을 당시, 미국에서만 200만 부가 판매된 밀리언셀러라고 했다. 그 후로도 세월이 흐른 2021년 현재, 이 책은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스테디셀러로 남아 여전히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이 책은 내가 혼자 글을 읽을 수 있는 내 아이에게 계속 책을 읽어주어야겠다는 작은 씨앗이 되었다.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저자 짐 트렐리즈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제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나라별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로 계속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책이 아이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270쪽이나 되는 책에 이토록 구구절절이 저자가 적어놓은 글은 마치 나에게 간곡히 부탁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라는 말이 내 머릿속에 박혔다. 


  책에 나온 대로 듣기 능력과 읽기 능력이 같아지는 14살이 될 때까지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또 읽어 주었다.


  사실 아이가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이 되면,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날은 손가락을 꼽아야 할 만큼 줄어든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된 아이에게는 학교 숙제를 먼저 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은 무엇보다 책에 글이 많다. 책에 글이 많다는 말은 책을 읽어주어야 할 시간이 늘어난다는 이야기와 같다.


  학교 숙제를 시키고 저녁을 먹고 책을 읽어주다 보면 잘 시간이 훌쩍 넘는다. 내일 아침에 학교에 가려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이제 그만 자라는 엄마의 잔소리와 함께 결국 책은 아이가 혼자 스스로 읽어야 하는 또 하나의 숙제가 된다. 혼자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정말 좋겠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따로 있는 걸까.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그 분의 큰 아이가 첫 돌이 되기 전부터 알고 지냈다. 직장을 다니다 휴직을 하고 있던 분이었는데, 그 후로 복직을 한 후 힘들었어도 아이에게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어 주려고 노력한다고 들었다. 둘째 아이를 낳고 정신은 더 없어졌지만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기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물론 일하고 집에 와서 아이를 돌보다 보면 어떻게 한결같이 책을 읽어주겠냐만은 가끔 해이해질 만하면 나와 연락하면서 시간이 되는 대로 강의를 듣고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책을 꾸준히 읽어주었다. 


  주변에서 아이들이 책을 잘 읽어서 좋겠다는 얘기에, 일을 하며 힘들었어도 매일 아이에게 30분은 꾸준히 책을 읽어주고 있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가끔 나와 만나면 매일 책을 읽어준 덕분에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건데 주변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고 말하는데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책에서 강조해서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말이다. 


어른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아이들이 느끼는 읽기의 즐거움도 그만큼 줄어든다. 


  내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가장 놀랐던 일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어른 입장에서 볼 때 아이들은 책 읽기를 방해한다. 


"엄마, 오늘 내 친구가요.."

"아, 나 이거 본 적 있는데.."

"엄마, 꾸중이 뭐예요?"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를 물어볼 때는 그래도 괜찮다. 아이들이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얘기를 할 때가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가 한 말을 대화가 되도록 들어주자.


"어, 그랬어?"

"어디서 봤었는데?"

"음. 그 말은 뭐냐면.."


  그렇게 말을 이어가다 아까 읽다가 그친 부분에서 다시 책을 읽어주자. 아직 아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걸 조리있게 말할 수 있는 기술이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어른과 책을 읽으며 아이의 경험과 이어지는 부분을 말해보고, 다시 책 읽기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토막난 생각을 이어가는 기술이 탄탄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통해 아이와 대화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그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록새록 깨달을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엄마와 책을 읽고 대화하는 걸 즐기는 아이로 자란다.


  내가 여전히 아이와 책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데 이 책을 서슴없이 첫 번째로 꼽는 이유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뿐만 아니라 나 역시 엄마로서, 또한 어른으로 성장했다. 아이 키우는 일이 누구보다 서툴고 낯설었던 내가 누구보다 아이와 소통하며 행복을 느낀다. 


  아이와 대화하는 게 무슨 큰 일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엄마만을 바라보던 아이가 어느새 사춘기에 접어들며 내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를 이해하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경험을 하고 있다면 아이와의 대화가 아주 큰 일이라고 공감할 것이다. 


  아이와 엄마의 든든하고 믿음직한 연결고리는 책 읽어주기가 일등공신이다. 


내 아이가 글을 잘 쓰게 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똑똑하고 반듯하게 자라기를 원한다면, 그리하여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기를 원한다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짐 트렐리즈 작가가 말한 것처럼, 나는 내 아이가 반듯하게 자라기를 원한다. 그리고 나로 인해, 내 아이로 인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글을 잘 쓰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짐 트레릴즈 작가님께


혹시라도 제가 쓴 글을 보시게 된다면, 정말 너무나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가끔 책을 읽을 때 작가가 저에게 말을 건다고 착각할 때가 있는데 작가님의 책이 저에게는 그러하였습니다. 작가님이 책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한 대로 저는 제 아이에게 책을 계속해서 읽어주었고, 그 아이는 지금 너무 잘 자랐습니다. 


잘 자란다는 기준이 너무나 모호하기도 하지만 저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서 정말 잘 자랐다고 확신합니다. 자기의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스스로 애쓰고 있으며, 그 과정을 틈틈이 저와 함께 나누고 싶어 하니까요. 아이를 키우는 과정이 이렇게 보람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몇 년 전에, 이제는 손주들에게 책을 읽어주시고 계시다는 신문기사를 보았을 때 너무반가웠습니다. 행복한 기억은 세대를 이어 계속 전하고 싶어지죠.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나눌까 생각하다가 저는 브런치라는 공간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는 행복한 순간을 좀 더 많은 분들이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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