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5
육 일 만이다. 출근하는 아침이다. 축축 처진다. 비 품은 구름처럼. 숫자는 봄바람보다 덧없다. 십칠만 원을 날린다. 고민하던 발레 수업을 신청한다. 금전으로 의지 구매한다. 체력이 정신력을 끄집도록, 멱살 잡을 근육이나 만들고자. 나이 들면, 별 같은 하루가 드물다고. 살 날이 산 날보다 더 남은 것 같은데, 그렇지 않으면 곤란할 터인데. 지금도 반짝임은 드물다. 곱씹는다. 물 빠진 풍선껌 쩍쩍대듯, 턱이 아플 정도로.
샅샅이 살핀다. 별은 없다. 한 톨 찾는다. 보람이다. 모래알만 하다. 복약 설명한다. 필요한 정보를 몽땅 전한다.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처음 처방받은 환자다. 흉통 발생할 때 복용하는 상비약입니다. 혀 아래 두세요. 녹여 드시면 됩니다. 따끔거리는 감각이 들 겁니다. 약효가 정상적이라는 뜻입니다. 성분 휘발하며 팅글링 효과가 생겨서요.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5 분 간격으로 한 알 추가하세요. 그래도 효과 없으면, 마찬가지로 5 분 지나 한 알 더 드세요. 세 알까지 드셔도 가슴 통증 줄어들지 않으면 응급실 가셔야 합니다. 평소에 꼭 지니고 다니세요. 제공한 차광용기에 보관하시고, 습도나 직사광선은 피해 주세요. 가능한 앉아서 복용하시고요. 혈관 확장하며 저혈압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지러워 넘어지면 위험합니다.
국장님께 칭찬받는다. 금세 실실거린다. 선생님 격려에 헤헤거리던 고등학생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유창하게 회화하고 싶다. 매일 발음한다. 여전히 구리다. 도전이 닥친다. 외국인 환자다. 러시아 사람인가. 눈은 푸르고 머리는 누렇다. 육 척 족히 넘어 보인다.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타크로리무스 연고 처방이다. 떠듬떠듬 사용법을 읊는다. 휑하게 끝낸다. 국장님이 거든다. 직사광선을 쬐면 피부가 얇아집니다. 자기 전 바르시고 아침에 씻어내세요. 멋지게 상담하고 싶은데, 백을 생각해도 이십만 전한다. 갑갑하다. 꾸준할 수밖에.
퇴근한다. 저녁은 김밥 한 줄이다. 간단히 먹는다. 충동 업보를 치른다. 발레 출석한다. 종아리가 사정없이 찢긴다. 베개에 닿는다. 곯아떨어진다. 당신은 자기 전 비올라를 듣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따뜻하고, 부드러운. 참 당신 같은 형용사다. 쉬이 정적에 빠져도, 잠결에 곁들일 여력 없어도. 짧게 상상한다. 당신 닮은 비올라 음색을.
240301
1. 나이가 들면 반짝이는 별 같은 하루가 드물다
2. 비올라 -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지녔다 자기 전에 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