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도 많아서

- 이 나이에 무슨 부귀 영화를 보겠다고 사서 고생인지.

by 은가비
KakaoTalk_20240914_222007264.jpg 그림책 글쓰기 작가 되기 수업

사십 대 중반에도 하고 싶은 게 많고 되고 싶은 게 많다는 건 좋은 걸까, 아니면 피곤한 일일까. 이 나이가 되도록 계속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삶은 멋진 걸까, 피곤한 걸까. 스스로를 다독이며 열심히 잘 하다가도 한 번씩 "내가 무슨 부귀 영화를 보겠다고 이렇게 고생을 하는건가, 너무 피곤하다. 그냥 즐기면서 좀 편하게 살면 안되나?"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고개를 들이밀 때가 있다. 주로 내가 하는 일이 잘 안될 때, 칭찬받고 싶고 재능이 있으면 좋겠는데 없는 것 같을 때 그렇다.


토요일마다 그림책 글 작가 되기 수업을 들은지 4주차다. 지난번에 피드백 받은 원고를 수정해서 오늘 다시 점검 받았는데 '곧이곧대로' 서술한 것 같은 느낌이다. 작가의 창의성이나 새로운 해석 능력이 들어가야 한다는 같은 피드백을 또 받았다. '아, 난 재능이 없는건가. 반짝이는 창의력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그냥 읽기만 하는 독자로 남으면 편할텐데 왜 굳이 나는 창작 수업을 들으면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걸까.' 끊임없이 드는 생각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말할 것도 없이 오랫동안 해왔고 그래서 배우고 연습하고 노력해오고 있다. 그동안 쓴 공저는 실제로 읽고 실천하고 살아낸 이야기라서 그래도 어떻게 써낼 수 있었다. 그런데 그림책이나 동화 창작은 또 다른 문제다. 없던 세계를 만들어내고 인물과 스토리를 상상해내야 한다. 현실에 있는 이야기라도 다르게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창작자로서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책을 많이 사고 많이 읽고 독서 교육을 열심히 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어 작가나 편집자들과 친분이 생겼다. 그들이 보기에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 그 이상으로 창작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느꼈는지 계속 글쓰기를 권한다. 손사래를 치며 내겐 그런 능력이 없다고 답변하는 것도 지쳤다. 그래서 진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한 번 알아보자는 생각에 용기내어 배우기를 시작했다.


아직은 처참하게 깨지고 있지만 내가 가진 나만의 시선과 장점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자기암시를 걸어보자. 내가 나를 믿는 것도 능력이라고 했다. 평소에 보고 느끼고 모으는 아이디어를 잘 담아놓자. 분명히 나만의 독특함이 있을 것이다. 언젠간 하나씩 꺼내고 다듬어서 풀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세심하게 잘 살펴야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쉽게 포기하지는 말자. 더디게 가는 내 걸음이라도 꾸준히 걸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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