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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화영 Jul 02. 2024

진정한 휴식이란?

휴식의 기술

우리 집도 여느 집들처럼 주중에는 각자 하는 일로 바쁘고, 피곤하다. 와이프는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이 있고, 아이는 학교와 학원에서 해야 하는 공부가 있다. 나도 올해 세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야 한다. 열심히 달린 끝에 주말이 되면 보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가 되면 설레는 마음이 든다. 이번 주말에는 어떻게 잘 쉴까? 딸아이는 주말이면 적극적으로 어딘가를 나가서 시간을 보내야 하고, 와이프는 적극적으로 어디로도 안 나가려고 한다. 와이프에게 휴식은 집에서 쉬는 것이다. 나의 휴식은 그들의 합의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브런치 카페, 이색동물원, 워터파크 같은 곳들을 다녀오고, 어떤 날은 종일 집에서 뒹글 거 린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장마가 시작돼서 비가 내리기도 했고, 아이가 친구 생일 파티에 나갈 일이 생긴 덕분에 와이프와 나는 집에서 넷플릭스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호사를 누렸다. 배달시킨 치킨과 떡볶이, 맥주, 인기순위에 올라와 있는 영화 한 편과 함께 토요일을 보냈다.


누구에게나 휴식이 필요하다. 업무를 마무리했을 때, 중요한 시험이 끝났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혹은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거기에 따른 보상심리로 우리는 쉬고 싶다. 잘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잠, 술, 인터넷 서핑, 유튜브 영상, 영화, 게임, 그리고 배달음식.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휴식이라는 것들은 빈약해 보인다. 이렇게 쉬고 나면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나?


“권태는 매너리즘에 빠진 삶에 새로운 자극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신호인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자극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게임, 쇼핑, 뉴스, TV프로그램, 포르노 등 흥밋거리 위주의 자극은 오히려 반응의 역치만 올려놓는다.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런 노력과 스트레스 없이 주어지는 순수한 편안함은 에너지 재충전의 효과가 약할 뿐 아니라 심지어 에너지를 더 소모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하는 인간, 문요한


휴식의 기술


어떻게 쉬어야 에너지가 충전되고 진정한 휴식이 되는 걸까? 주말을 보내고 나서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든 적이 흔하지는 않다. 오히려 채워지지 않은 에너지 때문인지 더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일요일 저녁만 되면 밥맛이 떨어지고 식욕이 없어진다.

일요일 저녁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몸살 기운이 느껴진다.

월요일을 떠올리면 심장이 뛰는 것 같고 불안하다.


일요일 저녁이 되면 나타나는 월요병 증상이라고 한다. 주말에 쉬었는데도 오히려 피곤하고, 무기력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6학년인 딸아이에게서 일요일마다 비슷한 모습들을 보게 돼서 안쓰럽기도 하다.


잘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스포츠 의학 전문가들은 진정한 휴식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 활동 상태가 아니라, 그보다는 활동하는 신체기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즉,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서 머리를 썼다면 스트레칭이나 산책 등을 하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활력을 주는 적극적 휴식이다.”
“진정한 휴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수동적인 편안함이 아니라 스스로 원하는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능동적인 몰입임을 깨달았다.”
여행하는 인간, 문요한


적극적 휴식


그동안 나는 어떻게 쉬었을 때 잘 쉬었다는 느낌이 들었을까? 주말에 지하철 첫 차를 타고 구파발역에 내려서 북한산을 올라갔다 온다 던 지, 자전거를 타고 미사리 조정경기장이나 올림픽공원, 한강을 따라 라운딩 하는 것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아무리 피곤한 날이라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의욕이 막 생긴다. 그냥 집에서 쉬는 것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다르다.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평상시에 쓰지 않은 근육들을 쓰고 적절하게 노력을 들여야 하는 활동들이다. 피곤할 것 같지만 하고 나면 오히려 에너지가 채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주말이 되면 그냥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많이 안 움직이고 편하게 집에서 쉬면서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휴식의 목적이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라면 그렇게 쉬는 것은 휴식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좋은 휴식을 위해 시간과 적절한 노력을 들이는 적극적 휴식을 실천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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