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일

최선이 아니라도 차선으로

by 천화영

연봉인상 시즌이 되었다. 연초에 인사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다. 인사에서 진행하는 많은 일들이 그렇겠지만 쉽게 할 수도 있고, 어렵게 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사업무를 하면 할수록 쉬운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연봉인상안을 만들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회사의 작년실적과 현재상황, 시장 전망과 미래 계획, 타사 수준과의 비교, 구성원들의 기대 같은 것들이다. 구성원들의 연봉은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터 놓고 논의해서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결국 많은 고민은 인사에서 짊어지고 가야 한다. 연봉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가 일관된 방향을 갖도록, 개인만이 아니라 전체를 고려하도록,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생각해서 적절한 수준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 구성원들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인상을 기대한다. 연봉 인상 결과로 구성원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었는지 설명하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야 하는 것도 인사가 해야 한다.

이 일을 할 때는 경영자와 구성원, 양쪽 그룹 사이에서 외롭게 줄타기를 하는 느낌마저 든다. 특별히 외부 컨설팅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고민을 내부에서 인사가 해야 하고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연봉인상 업무는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넘어서 모두에게 미움을 받는 일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인으로부터 호감을 받는 경우와 만인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경우 둘 다 좋지 않다. 양극단은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위선 또는 위악인 경우에만 상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_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욕심인가 싶다가도 그 욕심을 버리기가 쉽지 않다. 굿가이콤플렉스. 팀장 1년 차 때 함께 근무하던 상무님이 나에게 지적하셨던 것인데,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선이 아니라도 차선으로

이상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쉽게 해 버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기대, 앞으로 회사가 진행해야 하는 일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 많은 일이 그렇겠지만 최선이 아니라도 차선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번 연봉 인상에 대해서 모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나는 번민(?)이 있더라도 마음에 상처는 덜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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