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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Feb 16. 2021

당신의 불꽃은 무엇입니까?

내가 살아 가는 이유

 사람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 있다. 청소년기 때는 수능이라는 결과를 향해 달려왔고, 군대에서는 2년 뒤 전역의 날만 바라보며 살아왔고, 복학 이후는 취업이라는 꿈을 향해 달렸고, 취업 후 안정기에 접어서자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것 같다. 뭔가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보면 인생의 일정한 구간마다 각각의 퀘스트가 존재 했건 것 같다.


 퀘스트를 완료함에 있어 수많은 고통과 시련이 뒤 따랐다. 가뿐히 클리어하는 미션이 있는 반면,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많은 스트레스를 발생시킨 순간도 있다. 누구나 그러하듯 이러한 시련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지금까지 살아오며 나의 인생 최대의 목표는 취업이었던 것 같다. 이 취업 하나만을 위해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들이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취업을 하고 나니 행복감과 성취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공허함만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직장인이 되어서 나 스스로에게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돈 때문에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도 수없이 갔고, 갖고 싶었던 비싼 카메라라던지 스노 보드 장비 등을 샀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 투자는 궁극적인 삶의 원동력이 되지 못했다. 투자로 순간 충전된 나의 에너지는 겨울철 아이폰 배터리처럼 금방 소진되었다. 지루하고 의미 없는 삶, 회사 집 출퇴근만 반복되는 일상에 늘어나는 건 한숨뿐이다.


 그러다 최근 한 영화를 보았다. 픽사에서 제작한 '소울'이라는 애니메이션이다. 유명한 재즈팀의 피아니스트로 단원이 되는 게 꿈인 주인공은, 우연히 사후 세계의 경험과 일말의 사건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원인을 깨우치는 내용이다.


 영화에서는 삶을 살아 가게 만드는 나만의 '불꽃'을 찾는데 탐구한다. 하지만 진정한 불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닌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과 일상이라는 것을 주인공은 깨닫게 되는 내용이다. 단순히 킬링 타임 애니메이션이라고 치부하기에 제법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영화에서 말하는 불꽃이 내가 서두로 말한 삶의 원동력과 부합했다. 우리들의 삶은 언제나 치열했다. 뭔가 거창하고 거대한 꿈이 없으면 루저가 된 것 같았다. 인생의 원동력을 새로운 목표와 성취를 위해 살아온 나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내가 남에게 인정받는 취업이라는 불꽃을 향해 살아왔지만 취업이란 것은 그저 내 인생 전체에서 하나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꼭 누군가에게 근사하게 보여줘야 하는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순간 하나도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이유가 된다.


 비록 오늘도 야근을 하고 힘겹게 퇴근을 한들 밤하늘의 아름다운 초승달을 볼 수 있어 좋고, 옆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고, 퇴근하고 집에 오니 맛있는 저녁을 차려놓은 와이프가 있어 좋다. 우리 삶의 원동력은 거대한 꿈이 아닌 이 순간을 살아가는 하루하루 이다.



영화에서 나온 기억에 남는 대사를 남기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우리 모두가 위인일 필요가 없다. 최고보다 최선의 선택이 더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다. (기억이 가물 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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