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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택 Oct 18. 2021

회사에서도 한일전이 있다.

 1년에 한 번씩 연구소 사람들끼리 회사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한다. 팀별로 족구 축구 농구 맥주 빨리 마시기 2인 3각 달리기 등 다양한 종목을 대결해 종합 순위를 메긴다. 우승팀에게는 상품과 회식비가 지원된다. 팀끼리 서로 앙숙인 경우도 많아서 이런 스포츠를 통해 선의의 대결을 하며 서로 앙금과 스트레스를 풀고 하는 날이다.


 종목 하나하나 안중요한  없다지만 그래도 체육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축구 아니겠는가? 가장 많은 배점이 걸려있기도 하고 많은 인원이 투입되다 보니 가장 재미있게 즐길  있는 종목이다. 그리고 다들 군대스리가라는 불출세의 리그에서 뛰어본 경험도 있으니 축구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할 것이다.


 팀별 축구 경기를 시작하는데 유독 한 플레이어가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 일본 본사에서 회로팀으로 새로 부임 온 오오타니 차장이다. (해외 지사로 발령받으면 2계급 승진한다.) 중앙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하는데 드리블과 킥 능력이 범상치 않았다. 오오타니의 현란한 드리블로 인해 한 명 두 명 나가떨어지는 우리 직원들이 측은해 보였다.


 아니 어지간히 잘해야지 너무 잘하니까 이게 우리 한국인 직원들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그래도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축구를 근소 우위로 앞선다고 자부심이 있는 나라인데, 체육대회에서 일개 일본인 직원 하나에 요리조리 놀림당하니 괜히 자존심이 상했다.


 결국 회로팀이 용병(?) 오오타니를 앞세워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오타니 상은 고등학교 때까지 전문으로 축구를 했던 선출이었던 것이다. 에이 역시 그럼 그렇지 하고 안도감이 들었다. 어쩐지 그의 드리블은 미우라의 스텝과도 같았으니까. 그래도 모양새가 일본인에게 탈탈 털리는 모습이어서 개운하진 않았지만, 새로 부임한 일본인 직원의 화려축구 실력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물론 그날 집에서 유튜브로 박지성 사이타마 산책 세리머니, 런던올림픽 박시탈 영상 찾아본  진짜 그들이 그리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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