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오늘
언젠가부터 페이스북에서 ‘과거의 오늘’이라는 푸시 알림이 오기 시작했다. 몇 년간 기록된 나의 페이스북에서 오늘의 날짜에 게시된 콘텐츠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회사 생활에 지친 가뭄 같은 일상 속에서 가끔씩 오는 푸시 알림은 나름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내가 페이스북을 활발히 사용했던 2010년 초중반은 나의 찬란한 대학시절의 시기이다. 그렇다 보니 항상 알림 속 과거의 나는 대외활동을 열심히 하는 열정 넘치는 대학생이자 구직 준비를 하며 고뇌와 아픔을 겪는 취준생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한 기록들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그래서 이따금 친구를 놀릴 수 있는 흑역사 콘텐츠가 나오면 즉시 캡처해서 친구들 채팅방에 띄우는 수고스러움 도마다 하지 않았다.
나는 특별히 일기를 쓰진 않지만 언제부턴가 자리 잡은 디지털 시대는 다양한 곳에서 일기처럼 개인의 일상들을 기록하게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 찍는 사진, 위치별, 날짜별, 시간별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핸드폰 사진첩, 버디버디부터 인스타그램까지 그동안 거쳐간 수많은 SNS에서 남긴 기록들, 이 모든 흔적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과거를 돌이켜 보며 추억할 수 있는 일기장과도 같은 느낌이다.
사실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일상을 담아내고 있었다. 일기란 대단히 심오하고 거창한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훗날 추억할 수 있는 아주 미약하고 소박한 그 어떤 무엇인 거다. 또 언젠가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의 모습을 추억하기 위해 이 순간을 어떻게든 기록해보려 한다. 여하튼 변하지 않는 건 비루한 우리의 일상도 소중한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