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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Aug 03. 2023

인생도처유상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자린고비하면 잘 알거야. 굴비를 매달아 놓고 한번 쳐다보고 밥 한술 뜨고 하는 식으로 밥먹다가 아들이 두번 보고 한 술 뜨니까 짜게 먹지 말라고 야단치던. 어느 날 며느리가 갈칫국을 밥상에 올린거야. 갈칫국은 비싸서 먹어본 적이 없거든. 이게 왠 갈치국이냐 물었지. 며느리는 생선장수가 왔길래 생선 사는 척 만지작 거리다가 돌려보내고 얼른 부엌으로 가서 냄비에 손을 씻었지. 그래서 탄생한 갈칫국이야. 며느리는 내심 칭찬받을 것을 기대했지. 자린고비가 하는말이 그 손을 우물에 씻었으면 평생 갈칫국을 먹을 수 있었을거 아니냐 하며 야단치더래. 그런 자린고비가 하루는 문창호지가 찟어진 것을 보고 종이가 필요했는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친구에게 쪽지를 보내며 답장을 보내달라는 글을 보냈지. 친구가 답장을 보내면 그 종이로 문창호를 바를 생각이었던거야. 그런데 편지를 보내고 하루 이틀이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는거야. 답답해서 그 길로 친구를 찾아가 보았지.  그랬더니 친구는 그 쪽지를 가지고 창문에 구멍을 막았다며 기뻐하는 거야. 자린고비는 화가 나서 그 쪽지를 창문에서 떼 가지고 가려했지.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종이는 가져가더라도 종이에 묻은 밥풀은 놓고 가라고 했다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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