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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Aug 07. 2023

내 탓이오

옛날 시골에 시집온 며느리가 처음으로 밥을 하는데 밥 물을 못 맞춰 밥을 태우고 말았어.

며느리는 죄송한 마음에 울고 있는데 남편이 하는 말이 "내가 물을 넉넉하게 떠오지 않아서 물을 아끼느라 그랬구려" 하며 위로 하더래. 이를 본 시아버지가 "아니다, 내가 장작을 잘게 패지 않아서 불조절하기가 힘들었지"하면서 위로를 건내고. 시어머니는 "내가 늙어서 냄새를 잘 맡질 못했구나" 하면서 며느리를 위로하더래. 며느리와 가족들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울다가 웃으며 남은 밥을 나눠 맛있게 먹었지.  


나는 종교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종교를 가지신 분들을 존중하고 종교단체에서 하는 사회활동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느 종교 단체에서 차량에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사회운동을 하시는 걸 본적이 있다. 요즘 사회에 남탓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옛날 생각이 났다. 나도 서로 상의해서 결정한 내용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한 적이 많았다.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잘못했다는 자책감을 덜려는 생각으로 그런거 같다. 남 탓보다 나에게 원인이 있는지 먼저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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