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괴물백과 곽재식지음을 읽고
어릴적 설날에 이웃들과 만두를 빚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중 만두 하나에는 소금을 소로 가득 넣어서 끓이는데 소금만두를 먹게 되는 사람은 그해 행운이 온다는 것이다. 드디어 다같이 식사중 서로 안색을 살피며 누가 소금만두를 먹게 되는지 알아본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우리 아버지의 표정을 보고 조용히 어머니에게 말한다. "소금만두가 아저씨한테 갔는데 아닌척 드시는거 같아" 아버지가 원래 과묵하셔서 내색을 안하시나 보다 하고 나는 만두 하나를 덥썩 베어 물었다. 굵은 소금이 가득 입안에 들어온다.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다들 올해 복받았다며 축하의 말을 해주었다. 특별히 그해 행운이 찾아온거 같지는 않았다.
책을 보다가 매년 연말에 나타나는 흥미있는 귀신이 있어서 적어본다.
야광귀는 뼈와살이 까맣게 탄 사람으로 정수리는 불꽃이 타오르고 손에는 약초를 들고 있어. 이 약초를 빼앗아 먹으면 병을 치료할 수 있대. 평소에는 하늘에 살다가 섣달 그믐 밤이되면 내려와. 신발을 좋아해서 자주 훔쳐가는데 방문에 체를 걸어두면 밤새도록 체의 구멍을 세느라고 신발 훔쳐가는 것을 잊는대. 어른들이 아이들을 빨리 재우려고 만든 이야기라는데 섣달 그믐에 자면 흰눈썹이 생기는거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