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현암사출판을 읽고
옛날에 베짜는 처녀가 있었어. 이 처녀는 손이 빠르고 눈썰미가 좋아 베를 잘 짜는데 눈이 높아서 시집갈 나이가 됬는데 신랑감을 구하기 어려운 거야. 그래서 자기와 같이 손이 빠르고 재주가 좋은 신랑감을 찾는다고 방을 내지.
어느날 한 총각이 찾아와서 청혼을 하지. "저는 하루에 열두 칸짜리 기와집을 뚝딱 지어낼 수 있습니다." 총각은 자신의 솜씨를 보여주었어. 처녀는 기와집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하지. "마지막 칸의 기둥이 거꾸로 세워져 있으니 어떻게 나의 베필이 될 수 있겠어요."
다음 날 한 총각이 또 찾아와서 하는 말이 " 저는 벼룩 석섬 서말을 잡아서 모두 코를 꿰어 놓을 수 있어요." 총각은 자신의 솜씨를 보여주었어. 처녀는 총각의 솜씨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 거야. "마지막 벼룩은 코가 아니라 목에 꿰어 놓았으니 어떻게 나의 베필이 될 수 있겠어요."
처녀는 자신의 인연을 찾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다녔으나 찾을 수 없었어. 처녀는 절벽에 이르러 이렇게 살 바에야 떨어져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을 하고 몸을 던졌어. 처녀는 땅에 닿는 순간 자신의 몸이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때 한 총각이 다가와 이야기를 하지. " 내가 절벽 아래에서 나무를 하고 있는데 당신이 떨어지는 것을 봤지요. 그래서 급히 대나무를 잘라 바구니를 만들고 지푸라기로 채워서 당신이 떨어지는 것을 받았어요." 처녀는 그제서야 하늘이 내려준 인연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총각과 결혼을 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