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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Jul 31. 2023

선생님은 비 맞으시면 안된대요

어느 국민학교 교장선생님 회고에서

요즘 교권관련 뉴스가 매일 나오고 있다.  오래 전부터 기억에 남아 있던 이야기가 있어서 적어 본다. 대한 교원공제회에 실린 내용이다. 


아침부터 흐리던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렸다.

이런 날이면 우산을 가져오지 않은 아이들은 비오는 운동장을 내다보며 아우성이다.

수업이 끝날 무렵이 되자 우산을 가지고 오는  어머니들이 보였다.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는데 인호가 비닐 우산 하나를 들고 왔다.

"선생님 우산 쓰시고 가세요."

"누가 가져왔니?"

"어머니요. 선생님은 비 맞으시면 안된대요."

그 후에도 갑자기 비오는 날이면 나는 인호에게 비닐 우산을 받았다.

'선생님은 비 맞으시면 안된대요'란 말도 어김없이 들었다.

어느 비오는 날.

나는 생활이 어려운 인호 어머니와 대화를 가질 수 있었다.

"내 아이에게 존경이란 것을 가르치고 있어요. 선생님을 비맞게 해드려서는 안된다고. 보잘것 없는 비닐 우산이지만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갑자기 비가 오는 날이면 인호 어머니가 문득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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