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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Aug 01. 2023

각자도생, 같이공생

무서운 말

언제부터인가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각자도생 (各自圖生하다)

[동사] 제각기 살아 나갈 방법을 꾀하다.-네이버 어학사전

선조27년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백성들에게 충고하는 말로 실록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내가 각자도생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 새정부의 과학방역이 펼쳐질 무렵 사람들로 부터이다. 냉소적이면서도 재미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나도 자주 써먹었는데 요즘 상황을 보니 이처럼 무서운 말이 없다. 세상을 나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고 남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고 남을 도울 필요도 없는 극도의 이기주의적인 말이다. 각자도생이 가능한 사람이야 괜찮겠지만 세상이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각자도생이 불가능한 사람은 자포자기에 이르기 쉽다. 선량한 사람은 자살로 세상에 충격을 주고 어떤 사람은 자기를 포기하다 못해 남의 인생까지 빼앗아 버린다. 요즘의 묻지마 사건들도 이와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말이 사람의 생각을 표현하고 그 사람의 말로 생각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말이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요즘들어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무서워지고 더이상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각자도생 대신 같이공생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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