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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Aug 02. 2023

가자미와 복쟁이

이주홍 작가글에서

어린시절 지금처럼 도서관이 흔치않았던 때 전집을 팔러다니던 책 외판원에게 할부로 구입하는게 아이에게 책을 사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역사서나 세계문학전집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머니께서는 내 의사와 관계없이 소년소녀한국문학전집과 한국위인전집을 사 주셨다. 성격상 예나 지금이나 책 읽기 좋아하는 나는 혼자서 여러 번 읽은 그 책들 중에서 몇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서 적어본다.

 

두부장사하는 가자미와 기름장사하는 복쟁이가 있었는데 둘 다 욕심이 많아서 서로 남의 것을 탐냈어.  어느 날 복쟁이가 집을 비운 사이에 들어간 가자미는 복쟁이의 창고에서 깨를 짜는 기름틀을 발견하고 기름틀에 묻은 기름을 핥아 먹으려 틀 사이에 들어 갔지. 한편 집을 나온 복쟁이는 가자미의 집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창고 구멍으로 들어가 보니 삶은 콩이 가득한 거야. 복쟁이는 삶은 콩을 최대한 많이 먹으려고 콩먹고 물먹고 콩먹고 물먹고 했지. 그러는 동안 밖에는 비가 계속 오고 홍수가 난 거야. 가자미는 기름틀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너무 깊숙히 들어가는 바람에 틀에 깔리게 되고 복쟁이는  창고 구멍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물에 불은 콩때문에 불룩한 배가 걸려서 나오지 못하는 거야. 둘은 홍수에 떠 밀려 바다로 흘러 가게 되고 바다에서 살게 되었대. 지금까지 기름틀에 깔린 가자미는 몸이 납작해지고 물에 불은 콩을 먹은 복쟁이는 배가 볼록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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