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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딩 Jul 29. 2018

숨어있던 우울이 나의 목을 조일 때

그런데 예상치못한 득도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이겼다. 


항상 우울이 나를 잡아먹지 않도록 항우울제도 잘 먹으며 생활하는데도 갑자기 잠잠하던 우울이 나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잠시 아프면서 깨달은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우울증에 걸린 경우에는(꼭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이유 없이 찾아오는 우울도 있는데, 여기에 조금이라도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뭘까. 병원 진료를 받고 나서 계속 생각해봤다. 도대체 갑자기 찾아온 우울의 원인이 뭘까. 내가 뭘 잘못했다고, 왜 뭐 때문에 갑자기 펑 터져버린 것일까.

 

원인을 어제 찾았는데,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가 시집들을 훑어보다가 갑자기 깨달았다.

시집 한 권을 살짝 펴서 글자와 시를 우적우적 읊으며 씹어먹었다. 왜 하필이면 시를 읽다가 깨달았나 생각해보니 시 문학의 특징 때문이었다. 음미하고 음미 할 수록 좋은 문학이 시 문학이니까.

아무튼 준비하는 시험이 한 달 조금 남아서 나도 모르게 나를 몰아세우며 조급해하고 있었다. 


정말 빠른 속도로 우울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수학문제를 푸는데 안 풀리다가 결정적인 실마리를 찾아서 해결한 느낌이다. 우울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기를.


다른 이야기지만, 책 읽는건 명상과 유사한 것 같다.

오로지 한 곳에만 집중하니까. 글에 집중하고, 마음을 비우는데 집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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