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야
너는 내게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내 사랑은 아니겠지만.'이라고 했지.
너는 정말 잔인한 새끼다. 이제 상처 잘 아물고 있는 사람한테 술처먹고 하는 소리가 저따위라니.
아니, 나는 이제 죽을 때까지 혼자서 살거야. 친구들이 많은데 뭐하러 남자친구, 남편을 만드니?
너는 술을 좋아하지. 나와 헤어지고나서 술을 끊거나 줄였다고 했지.
너는 담배를 폈지. 내가 흡연자 싫어하는거 알면서도, 담배 끊었다고 해놓고 나 몰래 폈었지.
금연 했다고 했지만 너는 항상 친구들을 만나 조용히 몰래 폈었지.
너는 나보다 친구들을 더 우선으로 생각했지.
너는 너가 힘들다는 이유로 다시 중등도 우울증을 앓던 나를 버렸지.
이봐 너는 언젠가 술독에 빠져서 죽게될거야.
그리고 언젠가 너가 우연히 내 브런치를 보게 된다면, 이 말만 하고싶다.
너는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이 없어. 연애도 할 자격 없고 결혼은 더더욱.
너는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지.
아니 너는 그럴 수 없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니 무슨 개소리니? 나이 30대가 되어서 그게 불가능한 개소리라는걸 아직도 모르니?
너에게 고마운 점은, 너 덕분에 나는 비혼주의자가 되었고 인간혐오자가 되었다.
너는 내게 좋은 추억만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지만 지금 나한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나는 앞으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나보다 약하거나 의지가 약한 사람과는 가까이 지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오늘 정말 공감가는 글을 봤거든?
'사랑은 지치고 힘들 때 아니라며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정함을 매순간 노력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눈이 부시게 지켜주는 것.'이라는 글이었어. 이걸 보자마자 네가 떠오르더라. 시험에 떨어졌고 멘탈이 박살이 났으니 스스로를 보살피기도 힘들다며 이별을 고하던 너말이다.
우리 솔직해지자. 너는 나에게 정이 떨어진 것이고 지겨우니 이별을 고한거지.
너는 내게 '같이 미래를 보고싶지만 같이 갈 수 없으므로, 앞으로 책임감 있게 살고싶다'는 개소리를 내 앞에서 정말 당당하게 하더라. 책임이라, 지랄하네.
좋은, 쿨한 이별은 없는데 왜 지랄을 정성껏 하는건지?
정성스러운 이별? 무슨 개소린지?
나는 아직도 너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시험에 합격한 현재의 너는 단단한, 튼튼한 사람이 되고싶다고 했다. 한번 되어보라지.
내 질문에 회피를 한다는 것은 내게 말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서겠지.
평생 회피하며 살아라 개새끼야.
평생 사람새끼를 사랑하느니 평생 식물을 사랑하고말지.
아무튼 나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 당시 너도 꽤 사랑스러웠었어. 지금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