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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딩 Aug 01. 2021

상태 급 악화

근무 환경이 점점 악화되어도 이 악물고 스스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아침에 가족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야근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과중한 업무로 본가에 못간다고 했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이 보고싶겠지요. 부모는 내게 매일 야근하고 금요일에도 야근을 했어도 퇴근하자마자 본가에 바로 오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평일 내내 야근에 찌든 나는 어떤 생각도 못하는 상태이고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은걸요.


그들은 내 열악한 근무조건과 과중한 업무를 이야기 하고나면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그만 두려고 하는 뉘앙스로 말하면 또 그만두게? 너 나이도 이제 서른이고 (나이가 많으니까) 또 회사를 옮길 수 없잖아 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게요, 왜 나는 회사를 보는 눈이 없을까요 그냥 내가 병신쓰레기여서 등신같은 회사만 고르는 것일지도. 그들은 내게 제과제빵이나 요리학원을 다니라고 합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요. 내 스테이터스가 어떻든요.) 미안하지만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라이터를 켜지 못할 정도로 불을 무서워하고 모든 날붙이를 무서워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의 걱정이 내 귀에 들어오는 순간 이렇게 된건 전부 다 너 때문이야같은 죄책감으로 변해서 나를 덮어씌운 후 어떠한 사고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바로 자살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가족과 연락을 한 이후 나는 회사 생활이 너무 바빠 그동안 먹지 못했던 많은 정신질환 약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먹으려고 했다가 또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잘한 건 자살시도를 하기 전에 애인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 


앞으로는 내가 나를 제거를 하는 한이 있어도 가족들한테 내 사정을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적어도 나한테는 가족이 없는 편이 내 정신건강에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족이라는 단어도 부담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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