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의도치 않은 잔여백신 성공
그냥 이리저리 치여 살다가 이제서야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아서 짧게짧게 글을 쓴다.
조금 더 안정을 찾았을 때 글을 정리하려고 한다.
사실 회사에 붙잡혀서 그저께까지 일을 했었다.
뭐랄까, 직원을 싼 값에 갈아서 쓰고싶어 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자세한 이야기도 하기 싫을 정도로 사장이 최악인 회사였다.
퇴사 당일날 잔여백신을 성공했고, 빠르게 도망쳤다.
남들에 비해 부작용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쌩쌩해졌는데 가짜 백신을 맞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지만.. 백신이 잘 맞나보다 싶다.
일본인 남자친구는 일이 바쁘다고 하기 시작하더니 점점 연락이 줄어들다가 갑자기 내게 잠수이별을 했다.
생각보다 별로 대미지가 없다.
(앞으로 사귀게 될 이름 모를 애인에게도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연애든 사랑이든 그렇게 내 삶에 비중을 두고싶지 않아. 그저 너희들은 내 인생의 반찬, 조미료일 뿐이야. 더 잔인하게 말할게. 사랑은 하겠지 그런데 사실 내 삶에서 있으나 마나인 것 같아. 미안.)
맨 처음에 일본인과 사귈 때 의사 선생님이 나를 먼저 지키면서 연애를 하는 게 좋을 거라고(다 쏟아붓지 말라는 의미로) 조언을 해주셨는데 이번 연애에서는 나를 지킨 것 같다. 비겁한 이별을 당해도 아무런 느낌도 없는거 보면말이다.
실업자가 된 지 이틀 째다. 사실 금전적 여유는 없지만 좀 쉬고싶다.
3개월동안 저 블랙기업한테 너무 시달려서 잠시 조금만 쉴래.
다시 취업을 시작하고 기업의 면접에서 올해 공백기간이 왜 이렇게 많냐는 말을 듣게 된다면
대놓고 솔직하게 대답하고 싶다. "너같이 공백기간 묻는 개자식들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져서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