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크립토 기업 인사이드 ② - 코인베이스 편 (1/3)
지난편에서는 MicroStrategy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투자전략을 분석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이고 크립토 산업의 중심이 되고 있는 기업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바로 코인베이스(Coinbase)이다.
코인베이스는 크립토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뉴스를 보거나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회사다. 이렇게 유명한 기업이 무슨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떤 도전과제들과 맞닥뜨리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회계이슈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코인베이스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2021년 나스닥에 직상장(Direct Listing)한 첫 번째 대형 암호화폐 기업이다. 최근(2025년 8월) 상장한 Bullish가 한창 이슈였는데, 그보다 한참 전인 21년에 코인베이스는 이미 상장을 완료하고 무려 5년째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비트코인 ETF 승인 이전까지는 사실상 "가장 합법적이고 제도적인 크립토 투자 수단"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코인베이스가 지난 5년동안 SEC, CFTC(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FinCEN(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 등 여러 규제 기관과 직접 부딪히며 판례적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규제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테스트 케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FTX와 같은 대형 거래소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코인베이스는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강조하며 살아남았다. DeFi, Web3와 같은 혁신적인 측면과 나스닥 상장사라는 규제준수의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산업을 리딩하고 있는 셈이다.
코인베이스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매출부터 살펴보자.
1. 거래수익(Transaction Revenue)
2. 구독 및 서비스 수익(Subscription and Services Revenue)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코인베이스 = 가상자산 거래소이므로 거래수익이 있다. 증권사처럼 자사 플랫폼에서 크립토를 거래(매수, 매도, 전환)할 때마다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이고, 이러한 수익은 거래량(Trading Volume)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거래수익은 여전히 코인베이스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가상자산 거래 외에 코인베이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구독 및 서비스 수익이다.
1. 스테이블코인 매출
스테이블코인(특히 USDC)의 발행 및 관리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발행사와의 협업 계약을 통해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는데, 이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우니 아래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2. 블록체인 보상
주로 스테이킹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다. 코인베이스 고객은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예: 이더리움)를 코인베이스 플랫폼을 통해 스테이킹하고 스테이킹 보상(Staking Reward)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코인베이스는 고객을 대신하여 암호화폐를 스테이킹하고 보상 중 일부를 서비스 수수료로 취한다.
스테이킹 서비스란?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이라는 합의메커니즘을 사용하는 블록체인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검증인(Validator)이 네트워크 거래를 검증하고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 활동이다. 검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암호화폐를 "stake", 즉 담보로 예치해야 하며, 이 예치된 암호화폐는 네트워크의 보안을 유지하고 거래를 처리하는 데 사용된다.
3. 이자 수입 및 금융수수료 수입
고객 수탁자금을 제3자 예금기관 등에 예치함으로써 얻는 이자수익과 고객에게 법정화폐(Fiat) 또는 USDC 담보대출을 제공하고 받는 이자수입, 금융수수료가 이 매출에 해당한다.
4. 수탁수수료 매출
코인베이스는 앞서 MicroStrategy 사례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커스터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수탁서비스에 대한 수수료가 해당 매출을 구성한다.
5. 기타 구독 및 서비스 매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처럼 가입 및 구독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나 혜택을 제공하는 "코인베이스 원(Coinbase One)"
레이어2 이더리움 블록체인인 Base 프로토콜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수수료
NFT를 유저들이 사고팔 수 있는 P2P 마켓플레이스 운영 서비스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도구와 API 등을 제공하고 받는 수수료
2021년부터 2024년, 그리고 2025년 6개월치 세부항목별 매출을 연환산한 수치에 따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코인베이스 매출의 대부분은 거래수수료수익이다. 하지만 그 비중은 과거부터 꾸준하게 감소해왔다. 다른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결과가 지난 5년간의 재무제표에서 실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매출 다각화가 필요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은 유명하다.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시장의 등락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거래량도 이에 따라 출렁인다. 거래량에 따라서 기업의 수익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고 상장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리스크다.
둘째, 생태계 Lock-in 효과 창출 코인베이스의 각 서비스는 거래 목적으로 유입된 유저들이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스테이킹으로 추가 수익을 얻고,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고, USDC를 보유하는 등... 계속 플랫폼에 머물며 수수료를 지불하도록 설계되었다. 각각의 서비스가 서로 시너지를 내며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인 것이다.
업비트, 빗썸과 같은 국내 거래소의 경우 95% 이상이 개인들의 코인 거래로부터 얻은 거래수수료수익인 것과 비교되는 포인트이다.
물론 국내의 경우 규제 기조하에서 기관들의 크립토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크립토시장에서 개인들이 참여하는 비중이 높은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국내 거래소 기업들이 이러한 매출 구조를 가지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부의 규제기조만 탓하기에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짓수가 상당히 차이나는 경향이 있다. 빗썸은 상장준비를 공식화했고, 두나무는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늘 상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상장을 하고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코인베이스와 같은 매출 다변화를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업비트, 빗썸 플랫폼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스테이킹 서비스나 렌딩서비스 등으로 서비스를 다변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수수료모델일 뿐이고, 계약에 기반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법인 가상자산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고 법인시장이 열리면, 기관을 대상으로 한 계약기반의 매출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코인베이스 매출 중에서 다소 독특한 부분이 있어 따로 정리해본다. 최근 핫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매출이다. 최근 미국에서 USDC라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Circle이 상장하여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 Circle과 오랜 시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수익을 공유해왔다.
코인베이스는 2018년에 이미 Circle과 파트너십을 맺고 USDC를 출시했다. (정확히는 USDC와 Circle의 계열사에서 발행하는 EURC(Euro Stablecoin)까지 함께) USDC의 "재판매자(Reseller Party)"로 코인베이스가, "발행자(Issuer Party)"로 Circle이 그 역할을 분담하여 정리했다.
비유를 하자면, Circle이 중앙은행처럼 USDC를 발행하면, Coinbase는 시중은행처럼 고객에게 USDC를 배포·유통하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계약을 통해 USDC와 관련하여 발생한 수익을 공유하고 있다.
Circle의 수익구조 이해하기
Circle의 수익구조는 간단히 말해 "준비금 운용에서 나오는 이자 수익"이다.
USDC가 발행되면 동일한 금액의 달러가 은행 계좌나 미국 국채 같은 안전자산에 보관되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가 Circle의 주요 수익원이 된다.
즉, USDC가 많이 발행될수록 준비금 규모도 커지고, 준비금에서 생기는 이자도 커진다. Circle 입장에서는 USD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서 발행량이 증가하고, 상응하는 준비금이 커질수록 이익이 되는 셈이다.
코인베이스 같은 경우에는 자사 플랫폼에 USDC를 보유한 고객들이 트레이딩과 같은 다른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Circle과의 수익공유계약에 따르면 USDC의 전체 유통량과 코인베이스 플랫폼 내 유통량이 많을수록 코인베이스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Coinbase와 Circle 모두 "USDC의 활성화"라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이다. 양사 모두 윈윈 구조인 셈이다.
Circle과의 협력을 통해 발생한 관련 매출은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점점 코인베이스의 매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ircle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서 향후 USDC가 USDT에 필적하는(이미 어느 정도 그렇지만) 스테이블코인이 된다면, 코인베이스는 관련 사업에서 발생하는 파이의 상당히 큰 부분을 안정적으로 얻는 수익구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코인베이스의 다양한 사업 모델을 살펴봤는데, 그렇다면 이런 사업들이 실제로 얼마나 잘되고 있을까? 코인베이스가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핵심 성과지표들 중 대표적인 3가지를 통해 그들의 현재 위치와 잠재력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자.
2025년 2분기 기준 870만 명으로, 코인베이스 플랫폼에서 실제로 가상자산을 거래하고 온체인 활동에 참여하는 retail 고객, 기관, 개발자의 총 수다.
흥미로운 점은 MTU의 변화 패턴이다:
크립토 불장 시기(2022년 1-2분기): 900-920만 명으로 최고점
크립토 윈터(2023년 3분기): 670만 명까지 하락
회복기(2024년-2025년): 700-970만 명 사이에서 등락
이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 가입자가 아닌 실제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진짜 고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MTU가 100만 명 증가하면 분기 거래 수익이 수억 달러 늘어나는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어 코인베이스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2024년 기준 1억 800만 명으로, 플랫폼에 계정을 등록하고 이메일 또는 전화번호를 확인했거나, 비수탁형 지갑 애플리케이션에 사용자 이름으로 계정을 설정한 모든 사용자를 포함한다.
규제 조건을 갖춘 가상자산사업자로서 KYC(고객확인제도) 등을 이행해야 해당 서비스를 온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절차를 거친 인증된 사용자는 허수를 제거한 코인베이스의 실질적 규모와 잠재적인 수익 규모를 측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순 이메일 가입과 달리 신원 확인을 완료한 '진짜 고객'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성장 추이를 보면 크립토 시장과 함께 급성장했다가 안정화되는 패턴을 보인다:
2020년 4분기: 4,300만 명
2021년 4분기: 8,900만 명 (거의 2배 증가, 크립토 불장)
2022년 4분기: 1억 1천만 명 (최고점, 2,100만 명 순증)
2024년: 1억 800만 명 (소폭 조정 후 안정화)
흥미로운 점은 인증 사용자 대비 실제 거래 사용자의 비율을 보면
인증 사용자: 1억 800만 명 (KYC 완료한 실질적 고객 기반)
월간 거래 사용자: 870만 명 (약 8% 수준)
이는 92%의 인증 고객이 아직 적극적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미 거래 자격을 갖춘 거대한 잠재 고객 풀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SEC는 이 지표가 실제 활성 고유 사용자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어, 해석 시 주의가 필요하다.
2024년 말 기준 4,040억 달러로, 코인베이스 플랫폼에 보관된 고객 암호화폐 자산의 총 가치를 나타낸다.
이 지표의 변화 추이는 코인베이스 비즈니스의 부침을 그대로 보여준다:
2023년 말: 1,970억 달러 (크립토 윈터의 최저점)
2024년 1분기: 3,347억 달러 (회복 조짐)
2024년 말: 4,040억 달러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
고객 자산의 경우 코인베이스의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반영되지는 않지만(과거에는 반영했으나 최근 적용 회계기준 변경으로 모두 제거), 여전히 매우 중요한 성과지표다.
왜 AOP가 중요할까? 고객이 코인베이스에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의미 이기에 "신뢰의 지표" 로 볼 수 있다. 또한, 보관된 자산을 기초로 커스터디, 스테이킹, 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가능하므로 코인베이스에게는 수익창출의 기회가 된다.
특히 AOP 회복은 단순히 코인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고객들이 다시 코인베이스 플랫폼으로 자산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의미로, 플랫폼에 대한 신뢰 회복을 시사한다.
코인베이스를 단순히 "거래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거래소를 넘어서 종합 블록체인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거래 수익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사업, 스테이킹 사업, 커스터디 사업을 넘어 이더리움 L2 체인을 운영하는 인프라 사업까지. 블록체인 산업이라는 범주 내에서 전략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아예 명확한 입장이 없었던 시절부터 코인베이스는 가장 합법적인 방법으로 그레이 영역의 신사업을 개척해온 선구자였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이 점점 더 규제 프레임 안으로 편입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오랜 시간 검증받고 단련해온 코인베이스의 경쟁우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FTX 같은 대형 거래소들이 무너진 상황에서 투명성과 규제 준수를 통해 쌓은 신뢰는 더욱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그간 코인베이스가 어떤 법적 이슈를 겪고 극복해왔는지, 아직 남은 잔여 법적 이슈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