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행복

집중력 개선 운동

by 혜아
ⓒ 2025 by hyeah


최근에 현저하게 낮아진 집중력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두 가지의 단순한 방법은 아래와 같다.

첫째. 앞으로 한 시간 동안 '이것만 할 거야'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한다.

둘째. 휴대폰 방해금지 모드 설정


일단 첫 번째 방법에서 중요한 것은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다. 10분이나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그 방법이 익숙해지면 점점 시간을 늘려나간다. 이렇게까지 의지를 가지고 애를 쓰면서 집중력을 높인다는 것이 웃기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집중력 저하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에 풀이 죽기도 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야?


두 번째. (광고) 요즘 제일 핫한, ~30% 할인. (광고) 여름이 얼마 안 남았어요! (광고) 단 1시간! 선착순 전원증정. 소비에서 시작된 광고성 알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손상시키고 다시 목적 없는 소비로 이어진다.


띡-하고 울리는 작은 알람이 하루에도 몇 번 가랑비처럼 내릴 때 나는 끊임없이 산만해졌다. 하나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옮겨 다니다가 결국에는 휴대폰을 들고 샛길로 빠지는 순간, 약해진 기분이 들었다. 무용한 정보가 쏟아지고 그 파도에 휩쓸려 다니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많은 에너지가 쓸데없는 곳에 쓰인 후였다. 그 에너지는 다른 곳에 쓰여야 했는데.


몇 개 패션 브랜드 계정을 차단하고 자주 쓰는 어플의 알람 수신 설정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꺼두었다. 그리고 휴대폰을 잠시 잠재울 수 있는 방해금지 모드 효과가 가장 좋았다.

ⓒ 2025 by hyeah


이 과정을 며칠 반복하니 집중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하는 어떤 형태의 일에 깊이 몰입하는 시간은 진짜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을 말이다.

백 퍼센트의 의지와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면 생각과 정신의 상태가 티 없이 깨끗해진 것을 느낀다.


그 맑은 느낌은 우리를 확장시키고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능력 하나를 잘 사용했구나 하는 성취감이 든다. 그 성취감은 또 나를 어딘가로 이끌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내면서 차곡차곡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간다.


ⓒ 2025 by hyeah


요즘은 사람들이 앞이 아니라 땅을 쳐다보며 걷는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도 느낄 수 있다. 그 작은 화면에 집중한 나머지 신호를 놓치거나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치는 사람들. 모두가 더 많이, 더 빨리, 최대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다.


2년 전, 호주를 여행했을 때가 기억난다. 하루는 시드니에서 기차로 세 시간 떨어진 카이아마라는 소도시에서 반나절을 보냈다. 오후 두 시 무렵이 되자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넓은 들판에서 뛰어놀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된 남자아이 두 명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아이들은 조금 긴 나뭇가지를 한 손에 들고 무협 영화에 나오는 액션 배우들처럼 치열한 무공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오후의 따뜻한 햇살아래 아이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인 동화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도시에서 손에 나뭇가지를 든 아이들을 너무 오랜만에 본 것이다.


ⓒ 2025 by hyeah


그 아이들을 지나쳐서 동네 마트로 걸어가고 있었다.

한 남자아이는 땅바닥에 앉아서 아스팔트 사이로 핀 꽃들을 매만지고 있었다. 학교 체육복을 입고 등에는 커다란 책가방을 그대로 매고 있었다. 귀엽다, 하는 생각을 하곤 마트에 들어가서 30~40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왔는데 그 아이는 거의 한 시간 전과 같은 상태로 아스팔트 위에 앉아 주변에 피어있는 꽃, 자라나 있는 풀들을 감상하고 있었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건 비슷한 나이의 아이들이 자신의 손보다 큰 휴대폰을 들고 전교 1등!, 알찬 커리큘럼, 최상위, 무료 특강과 같은 문구가 쓰여있는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뭇가지를 들고 친구와 무협영화를 찍거나 어린 아이들이 1시간씩이나 앉아서 들꽃을 감상하는 건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었다.


나는 여전히 카이아마에서 봤던 모습을 나에게 자주 상기시킨다. 내가 자주 집중력을 잃을 때, 마트 앞에 앉아있던 어린아이를 생각하고 도시가 텁텁해 보일 땐 나뭇가지로 놀던 아이들을 떠올린다. 언젠가 다시 그 도시에 갈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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