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by 소려


아버지가 돌아가신 친구가 있었다

엉덩이까지 내려온 긴 생머리를

얼굴처럼 곱게 따았다


말 없고 웃음 없던 아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은 어떻게 알았을까

말 많은 선생님

아이들은 그 고운 아이를 두고 수군거렸다


동그란 얼굴에 큰 눈

갖은 복이 그 아이 얼굴에

동글동글 맺혔는데


창가에 홀로

빛 바라기를 하던 친구에게

다가가 물었다

네 아버지 왜 돌아가셨니?

친구가 동글동글

해를 눈에 달고 말했다

밤에 드신 떡이 목을 막았어


친구에게 아무 말도 못 했다

해가 목에 말려

친구의 눈이

동글동글

가슴에 말려

친구는 그 한마디로 제 목소리를 닫았고

뭐래 뭐래 옆에 붙는 아이들에게

나는 입을 닫았다


친구의 동그란 얼굴은 그대로 눈물

차마 미안하다는 말조차 못 했다

창가로 돌아서는 너에게


그런데 그런데

넌 그때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

미소를 지었다


평생 너에게 미안했는데

그런 건 묻지 말았을 것을

후회하고 후회했는데

너무 선선히 답해주던 너

친구야 처음이었구나

뒤에서 수군던 안 되고

너에게 물었던 친구는


가슴에 맺혔던 떡을 뱉게 해 준 사람이

그 사람이 나였구나

햇살을 가득 품은 고운 얼굴

길게 땋아내린 고운 머리카락


알겠다

넌 떡을

뱉었구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