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도시 속
한 아이가 살았습니다
하루는
베란다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날아가던 바람이 물었습니다
나는 집이 없어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데
넌 집에 앉아 왜 울고 있니?
아이가 눈물을 닦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게, 다 내 잘못이야
하루는
식탁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지나가던 벌레가 물었습니다
나는 먹을 게 없어 이렇게 바닥을 헤매는데
넌 먹을 거 앞에 앉아 왜 울고 있니?
아이는 밥을 먹으며 말했습니다
그러게, 다 내 잘못이야
매일
엄마가 소리를 질렀고 아빠가 주먹을 들었습니다
아이는 울지도 못하고 말했습니다
그러게요, 다 제가 잘못했어요
깊은 밤
창가에 앉아 울고 있는 아이에게
보름달이 물었습니다.
나는 혼자서 이 밤을 보내야 하지만
너는 엄마 아빠 곁에 두고 왜 울고 있니?
아이는 퍼렇게 멍든 팔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그러게, 그러게
다 내 잘못이야
다 내 잘못이야
- 소려의 못 된 시 '그러게'
뉴스 기사를 보았습니다.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단어 '학대'.
그리고 그 단어와 절대로 어우러져서는 안 되는 단어 '아동'.
두 단어가 뒤엉켜 있는 기사를 읽고 그 아이들을 보고도 못 본 것이 아닌가 두려워졌습니다. 보여지는 것만을 보느라 그 아이들의 마음을, 고통을... 보지 못 한 건 아닌지 한심해졌습니다.
그저 자신이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혼자 떨고 있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혹시 주위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본다면 쫓아가 물어야겠습니다. "괜찮니?"
혹시 아이의 몸에 푸른 멍이 보인다면 쫓아가 말해야겠습니다. "병원에 가자."
아줌마의 오지랖이라고 하지 마세요. 그런 도움이 당연한 사회가 되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