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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혜교 Aug 31. 2023

자기소개서 쓰기 전, '이것'만은 꼭 확인하세요!

아직도 '인재상'만 읽으시나요?


제법 마음에 드는 공고를 발견했다. 이제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자, 이런 상황에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워드나 한글 창을 켜서 자기소개서의 첫 글자를 쓰기 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을 차근차근 알아보자.




'회사소개서' 읽기


취업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회사가 나를 골라주길' 애타게 바라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은 지원자 역시 회사를 고르는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니 인사팀에서 지원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듯, 지원자 역시 공고와 회사소개서를 함께 읽어보며 이 회사가 어떤 곳인지를 심사하는 게 필수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같이, 기업에도 '회사소개서'가 있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한 기업 소개를 적어두기 마련인데, 이 기업 소개에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실적, 즉 '외부에 알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정보들'이 요약되어 있다.


이 홈페이지만 제대로 탐구해도 생각보다 정말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이 정보들은 지원 전 회사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것은 물론, 자기소개서 작성의 가장 중요한 키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당연한 사실을 놓치는 지원자들은 생각보다 많다. 내 이력과 역량을 잘 정리해서 내는 게 중요한 거지, 뻔한 회사 소개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채용 사이트와 회사 홈페이지를 구분해 두는 경우가 많은 탓에, 채용 사이트만 얼추 둘러보다가 무작정 지원서를 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두는 건 필수다.




인재상보다 중요한 정보는?


홈페이지 속 기업소개란에서 대부분의 취준생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바로 '인재상'이다. 회사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가장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십, 수백 개의 회사 사이트를 둘러보다 보면 아주 당연한 진실을 알게 되는데, 각 기업에서 말하는 인재상이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취준생들의 자소서에 다 비슷비슷한 단어들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기업에서 적어둔 인재상도 그리 특색 있지 않다. 기업에서 원하는 일꾼은 직무를 불문하고 비슷하다. 성실하고, 양심적이며, 전문성이 있고 글로벌한 인재라는 식의 뻔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인재상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 적어놓은 것일 확률이 큰데, 안타깝게도 너무나 많은 취준생이 이 정보를 맹신한 탓에 자기소개서 속에 이 단어들을 그대로 차용한다. 그 결과 여러 명의 자기소개서에서 모두 같은 단어와 비슷한 내용이 발견된다.


그렇다면, 인재상이 아니라 무엇을 자세히 읽고 자기소개서에 반영해야 하는 걸까? 정답은 바로 연혁에 있다. 취준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연혁을 자세히 읽어봤다는 사람은 전체의 5%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연혁은 곧 기업의 역사이자 자랑이다. 연혁 속에는 기업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이 모두 담겨있고, 이보다 중요한 정보는 없다.


수십, 수백, 많게는 수만 명이 모인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연하게도 매년 수많은 성과가 나온다. 그러나 연혁에는 그 내용을 모두 담을 수 없다. 그러니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강조하고 싶은 것들만 추려서 적는 것이다. 몇 년간의 연혁을 모두 읽다 보면 특히나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잘 숙지한다면 자기소개서에 이를 활용할 수도 있고, 면접 시 추상적인 답변 대신 구체적 예시를 들 수도 있다. 기업의 연혁을 자기소개서에 알차게 활용하는 방법은, 곧 시작될 '문항별 자기소개서 작성법' 파트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지긋지긋한 글자 수 세기


기업 정보를 자세하게 확인했다면, 워드나 한글을 켜기 직전에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분량을 더 정확히 체크하는 일이다.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기소개서의 정확한 분량을 알아채지 못해 실수하는 일이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정말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지원자가 바보라서가 아니라, 기업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른 탓이다.


가장 흔한 함정은 물론 '공백 포함 여부'다. 글자 수를 측정할 때 공백까지 함께 세는지, 공백을 제외한 순수 글자 수만 세는지의 차이인데, 그 격차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일례로, 위의 '인재상보다 중요한 정보는?' 챕터의 글자 수는 957자다. 하지만 공백을 제외하고 측정한다면 725자가 된다. 이 사실을 놓치게 되면 '공백 제외 500자'라고 적힌 공고에 공백 제외 겨우 350자짜리 글을 제출하거나, 그냥 700자라고 적힌 공고에 대략 900자 정도의 글을 제출해 버리는 불상사가 생긴다.


둘째로, 취업준비생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 '바이트'가 있다. 모두가 글자 수를 통일해서 세어주면 좋으련만, 어떤 기업에서는 바이트를 기준으로 센다. 보통 한글 한 글자를 3바이트, 영어, 숫자, 특수문자, 띄어쓰기를 각 1바이트로 친다. 가끔 어떤 회사에서는 한글 한 글자를 2바이트로 셈하기도 한다. 이 경우, 공고에 글자 수를 세는 기준을 상세히 기재해 둔다. 그러니 실수하지 않도록 꼭 '바이트 글자 수 세기' 사이트를 찾아 분량을 체크해야 한다. 바이트보다는 자수가 익숙하기 때문에, 혼동하는 일이 잦다.




내 이력 정리하기


가장 원하는 기업 딱 한 곳에 지원해서 곧바로 합격한다면 좋겠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고나 면접 일정이 늘 나에게 맞춰 전개되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불확실성에 모든 걸 걸 수 있는 여유로운 취준생은 많지 않다. 보통은 공채 시즌에 맞춰 이력서를 준비해 여러 곳에 지원하거나, 몇 달의 취준 기간을 잡고 집중적으로 지원 공세를 쏟곤 한다.


이렇게 다양한 회사에 지원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내 이력을 미리 정리해 두는 일이다. 단순히 이력서를 완성하는 게 다가 아니다. '자기소개서 및 면접 스토리텔링용' 이력까지 함께 정리해 두면 아주 유용하다. 동아리나 대외활동 중에서는 이력서에 쓸 수 없는 내용들이 있다. 특히 학부가 아닌 고등학교,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라면 당연히 적기가 애매하다.


그러나 이력서와 달리, 자기소개서에는 서류로 증빙하기 힘든 소소한 내용까지도 언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학생 시절 과학동아리의 팀장을 맡아 PPT 발표를 한 적이 있다'는 내용은 이력서 어디에도 기재할 수 없다. 하지만 자기소개서에서는 생각보다 중요한 소스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 때 받은 별 것 아닌 상장 하나마저도 모두 소재거리가 된다.


그러니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정리해 두면, 언젠가는 반드시 유용하게 사용하게 된다. 그 종이 한 장이 곧 '자기소개서 소재 창고'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연도나 세부 내용까지 정돈해 두면 더더욱 좋겠지만, 깔끔하게 정돈하기 힘든 상태라면 마인드맵 형태로만 그려두어도 좋다.




자기소개서의 첫 글자를 적기 전 기본적인 사항을 점검했다면, 이제는 정말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알아볼 차례다. 다가올 글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의 정석'과도 같은 스토리텔링법과 성장과정, 성격 장단점, 지원동기 등 자기소개서의 각 문항에 관한 해석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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