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팔리는 글'에는 공통점이 있다
"글 한 편 쓰시는 데 보통 얼마나 걸려요?" 작가로 살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된다. 안타깝게도 나는 단 한 번도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 편의 글을 며칠에 걸쳐 쓰니 정확한 시간을 재기 어려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글의 주제에 따라 소요 시간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한때 소설과 에세이, 칼럼을 동시에 연재했다. 매일 다양한 주제의 글을 오가다 보니, 그 차이를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잘 아는 주제나 평범한 일상에 관해 쓸 때는 마치 누가 곁에서 쓸 말을 불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술술 적힌다. 마치 잘 벼른 칼을 쥔 듯 기획도, 집필도, 퇴고도 빠르게 해치울 수 있다.
반면, 낯선 주제에 대해 글을 쓸 때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스트레스다. 책상에 앉아 있는 내내 신경이 잔뜩 곤두선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를 전하게 될까 두 번, 세 번 확인하게 되는 건 덤이다. 이런 긴장감을 느끼다 보면 절로 깨닫게 된다. '편안한 글쓰기'는 양날의 검이라는 걸.
팠던 곳을 파고 또 파다 보면 어느새 좁고 깊은 구덩이가 생긴다. 잘못 휘두른 무기가 나 자신에게 치명상을 입히듯, 익숙하게 술술 써지는 느낌에 취했다가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나는 이를 '위험한 안전지대'라고 부른다.
이후로는 글이 막힘없이 술술 써질 때마다, 혹시 지금 내가 '위험한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이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글쓰기 실력이 후퇴하거나, 안 좋은 습관만을 고집하게 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작가의 무덤이나 다름없다. 안전지대에 갇히지 않으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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