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교육의 목적
“초등학생 1학년 용돈 얼마 주세요?”
“초등학생 4학년 친구들끼리 외출하는데 용돈 얼마 주세요?”
“중학생 용돈은 얼마 주세요?”
맘카페에 가면 용돈과 관련된 질문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아이의 용돈만 묻는 것이 아니라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용돈까지도 질문이 오간다. 그렇다면 도대체 용돈은 얼마를 줘야 하는 걸까?
하나은행 금융플랫폼 아이부자앱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월평균 용돈(2021년 6~12월 기준)은 6만 4000원, 중학생 4만 원, 초등학교 고학년생(4학년 이상) 2만 2300원, 초등 저학년은 1만 7000원으로 조사된다. 용돈의 평균 금액을 확인했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모님의 마음에는 해결되지 않는 다른 질문이 하나 더 있다. 용돈사용처를 어디까지로 정해야 할까?이다. 간식비만 용돈으로 사용할 친구들보다 교통비와 휴대폰비까지 용돈에서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 많은 용돈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어려워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또, 이 질문에 대한 답조차 다른 집 아이들의 용돈 금액이 얼마인지 비교해 찾으려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려면 용돈 교육의 목적을 분명하게 아셔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용돈 교육의 목적은 ‘예산과 결산’을 통해 돈을 잘 관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재무부장관님도 하는 일이 세금을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지 예산을 정하고 예산에 맞게 잘 지출했는지 결산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정 내 수입을 어디에 얼마큼 나누어 사용할지 예산을 세우고 계획대로 알맞게 지출했는지 결산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가계부일테다. 자녀 용돈 교육이라고 다르지 않다. 용돈을 받아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스스로 예산을 세워보고 돈을 나눠서 보관해 지출하는 연습을 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이다. 부모가 용돈을 주는 것으로 끝나는 교육이 아니기에 얼마의 용돈을 주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1000원이면 1000원, 5000원이면 5000원을 아이가 사용목적에 알맞게 계획한 대로 돈을 지출했는지 즉, 예산과 결산을 반복 연습하는 것이 용돈 교육의 핵심 목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얼마의 용돈이 필요한지, 어디에 사용하고 싶은지 아이에게 물어보자.
“저축도 해보고 싶고, 친구들하고 떡볶이도 사 먹고 싶어요” 하며 용돈으로 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친구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용돈을 주면 된다. 저축할 돈 1000원, 떡볶이 두 번 사 먹을 돈 3000원의 용돈을 주면 된다. 돈이 전혀 필요 없다는 친구들에게는 갖고 싶은 물건, 도와주고 싶은 친구, 선물하고 싶은 가족 등을 떠올린 후 이를 위해 필요한 용돈이 얼마일지 생각해 볼 기회를 줘보면 좋겠다.
중요한 건, 평균 용돈 데이터를 참고 삼아 ‘내 아이는 초등학생 저학년이니까 1만 7천 원 줘야지~’가 아니라 ‘예산과 결산 습관형성’에 교육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규칙적인 용돈을 잘 관리하는 연습을 해둬야 성인이 되어 불규칙적인 돈도 잘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용돈 교육은 돈을 잘 관리하기 위한 연습을 하라고 주는 돈이다. 돈을 잘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예산과 결산’이다. 용돈 교육은 여기부터 출발해야 한다.
가계부를 한 번도 작성해 본 적이 없거나, 가계부를 작성해 본 적은 있어도 예산과 결산을 한 번도 실천해 본 적 없는 부모님이라면, 지금 당장 가정 경제의 재무부장관을 자처하여 이를 실천해 보시길 바란다. 스스로 경험해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어렵다면, 자녀 용돈 교육을 계기삼아 함께 실천해 보자.
예산을 세우고 돈을 나눠놓을 때에는 용돈 달력, 통장 쪼개기, 저금통을 활용하면 좋다. 어른도 아이와 함께 실천하여 계획한 돈의 사용처에 대해 칭찬과 반성을 함께 나눈다면 교육 효과는 분명 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