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_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모두 가져도 끝없는 갈망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by 혜인

멕시코의 소설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인「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주인공 티타의 애절한 이야기를 요리책처럼 구성한 참신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각 장마다 멕시코 요리를 소개하며 이와 관련하여 티타의 상황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나간다. 주인공 티타는 '막내딸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의 전통 때문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페드로와 결혼하지 못한다. 페드로는 티타와 한 집에 있기 위해 오히려 티타의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혼하고 티타의 내적 갈등은 작품이 진행되며 더욱 심화된다. 티타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페드로에 대한 사랑, 성적인 욕망, 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한 슬픔 등을 자신이 만드는 요리에 담는다. 그리고 그 감정은 티타의 요리를 먹은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티타에게 있어 요리는 오히려 그녀를 속박하는 가족 전통이나 강압적인 어머니로부터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작품 속에 적나라하게 등장하는 본능적 충동의 장면들과 막내딸을 자신을 봉양할 수단으로 바라보던 소설 속 시대상에 무척 놀랐다. 특히 막내딸을 자신의 식모쯤으로 여기는 티타 어머니의 탐욕스러운 태도에 속이 답답해졌다. 우리는 주인공 티타와 어머니에 대한 발제문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욕구와 욕망의 차이를 발견했다. 티타의 어머니는 티타의 욕구를 비난했으나 사실 비난받아야 했던 것은 티타 어머니의 욕망이었다.

식욕, 성욕, 소유욕, 재물욕, 지배욕, 과시욕 등이 건강한 수준을 벗어나면 욕구에서 욕망으로 변질된다. 욕구는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욕구하는 것을 얻게 되면 우리는 만족에 이른다. 그러나 욕망은 다르다. 욕망은 욕구처럼 우리를 움직이도록 하는 힘 역할도 하지만 쉽게 갈망으로 변질되고 우리를 중독에 이르게 하여 오히려 우리에게서 행복을 쫓아내 버린다. 욕망이 개인과 타인에게 모두 해로운 이유는 욕망이 더 큰 욕망이나 다른 욕망으로 대체될 뿐 멈추지 못하고 증식한다는 점에 있다. 사람들의 성적 욕망이 심해지면 화장품이나 성형 및 패션 등의 산업은 발전하겠지만 대신 외모지상주의가 극대화될 것이고 재산 축적의 욕망이 심해지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줄어들고 인플레이션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어 돈이 삶보다 중요한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욕구와 욕망을 구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바로 타인의 시선이 닿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도 무언가를 원한다면 그것은 욕망이 아닌 욕구라는 점이다. 반대로 자신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하는 대부분의 행동은 욕망에 가깝다. 대신 타인이나 생명에 해가 될 수 있는 모든 행동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라도 잘못된 욕구라는 데에 모두 동의했다.

작품을 통해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한다고. 진정 행복한 사람은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은 사람일 것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찾도록 지원하고 서로의 불꽃을 타오르도록 응원하는 이 모임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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