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내가 매일 하는 노력은 뭐지?
“사람은 안 변해”라는 말을 많이 듣고, 또 많이 한다. 진절머리 나는 사람에게 쓰기도 하고, 누군가의 헛된 희망에 정신 차리라는 찬물을 끼얹고자 하는 말이기도 하고, 가끔은 나를 자책할 때도 쓰는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한 사람의 타고난 기질이 인생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더 공감하게 된다. 부정적이고 뾰족한 내 모습에 대해, 예전에는 그 원인을 가족관계나 어떤 사건에서 찾고자 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무엇 때문이 아닌, 나의 타고난 성격이라는 걸 인정하게 되었다. 날 때부터 주어진 성격이 인생을 만들고 삶의 행복도와 효능감을 좌우한다. 그리고 이런 기질은 정말 강력해서 바꾸기 어렵다는 걸 볼 때면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 문장이 좀 불편해졌다. 그리고 자꾸 마음에 맴돌았다. 그럼 내가 매일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노력하는 건 뭐지? 10년 전의 불안하고 깨질 것 같았던 어린 날에 비해, 분명 지금의 나는 조금 더 단단하고 괜찮은 어른이 된 것 같은데, 누군가 나를 보아도 “사람 안 변해” 하고 단정 지을까, 생각하니 좀 서글퍼졌다. 그러고 보면 나는 확실히 좀 다듬어졌지만, 나의 기질이나 성격까지 바뀌진 않은 것 같다.
“사람은 안 변해”라는 말에 대해, 지금까지 정리한 생각은 이렇다. 한 사람 인생의 전체적인 큰 틀을 좌우하는 기질과 성격은 바뀌기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깨달음의 계기가 되는 어떤 큰 사건이 생기고, 새로운 인생의 국면에 접어들고, 또 부단한 노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또 모난 부분이 깎여 둥글어지기도 한다. 이는 곧 성숙해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내게 주어진 스케치북의 크기 색연필의 종류까지는 바꿀 수 없지만 커가면서 더 나은 그림을 그릴 수는 있게 되는 것 같다. 자기 발전의 목표를 가장 나은 내가 되는 것으로 삼는다면, 완전히 새로운 내가 되진 못할지라도 점점 더 괜찮은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